'체조 여제' 바일스, 올림픽 1년 연기로 정신적 스트레스 호소(종합)
여자 체조선수들, 체격 변화로 도쿄올림픽 연기에 '치명타'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체조 여제'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시몬 바일스(23·미국)는 2021년으로 연기된 도쿄올림픽이 못내 아쉽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지 않았다면, 바일스는 도쿄올림픽에서 여자 기계체조에 걸린 금메달 6개를 석권할 가능성이 컸다.
독보적인 기량을 갖춘 현존 최고의 선수 바일스는 특히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선수 인생의 화려한 피날레도 준비했던 터였다.
그는 19세 때 출전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단체전, 개인종합, 도마, 마루운동 금메달 4개를 싹 쓸었다. 평균대와 이단평행봉에서만 시상대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평균대에서도 정상에 올라 올림픽 6관왕 달성 확률을 높였다. 바일스는 또 세계선수권대회에서만 금메달 19개를 포함해 통산 메달 25개를 획득해 역대 최다 메달리스트라는 신기원도 열었다.
다만, 바일스가 꿈꾼 성대한 은퇴가 실현될지는 알 수 없다. 올림픽 1년 연기가 그만큼 체조 선수에게 주는 타격이 크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올림픽 연기로 특히 여자 체조 선수들이 힘들어한다며 유연성 좋은 어린 나이 때 체조를 시작한 대부분의 여자 선수들은 몸의 골격이 완전히 갖춰지기 전 단 한 번의 올림픽만 뛴다고 2일(한국시간) 소개했다.
키가 자라고 몸무게가 늘어 무거워지면 그만큼 공중에서 회전하고 몸을 비틀기가 어려워진다. 이 탓에 4년 간격으로 열리는 최고의 무대 올림픽을 두 번 연속 출전하긴 어렵다.
내년이면 24세가 되는 바일스도 이런 고민에서 벗어날 수 없다.
도쿄올림픽 연기 소식을 접하고 로커에서 눈물을 흘렸다던 바일스는 2일 NBC 방송에 출연해 "내 몸 상태로 돌아가도록 코치들이 잘 도와줄 것이기에 신체적으로는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1년 더 올림픽을 준비해야 한다는 정신적인 측면이 나와 동료들, 대부분의 선수에게 큰 피해를 준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도쿄올림픽 연기 결정은 옳은 것이었지만, 뭘 해야 할지 몰라 가만히 앉아 울었다면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게 올림픽 준비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홈페이지를 보면, 바일스가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개인종합 금메달을 획득하면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26세에 이 종목을 제패한 베라 차슬라프스카(당시 체코슬로바키아) 다음으로 최고령 우승자가 되고, 53년 만에 이 종목 2연패를 이룬 선수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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