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백전 해설' 롯데 박세웅 "팬들에게 작은 즐거움 됐으면"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좀 더 재미있게 해설해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어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토종 에이스 박세웅(25)은 지난 1일 경남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마운드가 아닌 중계석에 자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개막이 연기되자 각 팀은 자체 중계팀을 꾸려 청백전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하고 있다.
야구가 그리운 팬들의 갈증을 달래주기 위해서다. 여기에 각 팀 단장과 감독, 전력분석원이 직접 해설자로 나서 특급 팬서비스에 나섰다.
청백전이 시작된 이후 거의 줄곧 성민규 단장에게 해설을 맡겼던 롯데는 지난 1일 변화를 시도했다. 선수로는 드물게 박세웅이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진지하고 딱딱한 이미지와는 달리 차분하고 조리 있는 말솜씨에 놀랐다는 평가부터 방송사 소속 해설위원보다 낫다는 극찬까지 나왔다.
정작 박세웅은 "평소 내 일이 아닌 다른 역할을 하려니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좀 더 재미있게 해설해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고도 했다.
어떤 말을 할까 보다 해서는 안될 말을 할까 봐 걱정했단다. 그는 "생활용어(?)가 갑자기 튀어나올까 봐 조마조마하기도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개막이 자꾸 미뤄지고 있어 야구팬들의 실망이 클 것이다. 청백전 중계로 조금이나마 아쉬움을 해소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작은 즐거움이 됐다면 만족한다"며 "다음에 또 기회가 있다면 좀 더 재밌게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롯데는 지난달 30일 자체 청백전에서 외야수 손아섭과 베테랑 투수 송승준을 잠시 중계석으로 초대해 팬들의 궁금증을 푸는 시간을 마련했다.
그때 좋은 반응이 나오자 롯데는 아예 선수가 직접 풀타임 해설을 하는 방안을 검토했고, 박세웅이 말을 조리 있게 잘한다는 점을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인 '자이언츠 TV' 담당자가 알고 있었기에 섭외에 나섰다.
원래 계획은 박세웅이 스카우트 1명과 공동 해설하는 것이었으나 박세웅이 자신감을 보여 보조 없이 청백전 6이닝 전체를 이인환 캐스터와 진행했다고 한다.
허문회 감독 역시 "아주 좋은 팬서비스인 것 같다"며 선수들의 해설 투입에 적극적으로 찬성해줘 이 모든 일이 가능했다.
이인환 캐스터는 "박세웅이 해설에서도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며 "투수의 시선으로 얘기해주니 디테일이 살아있는 해설이 가능했다. 김선우 해설위원과 호흡을 맞출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고 호평했다.
롯데는 3일에는 투수 송승준이 청백전 해설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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