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인도네시아에 2만 달러 '코로나 성금'…일시 귀국
2월 말부터 모든 훈련 중단…"코로나 상황 안정되면 재시동"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에 써달라고 2만 달러(2천500만원)를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에 내놓았다.
신 감독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인도네시아의 코로나 상황이 심각하기에 힘을 보태고자 한다"며 "2만 달러를 소외된 계층의 마스크 구매 비용 등으로 효율적으로 써달라고 협회에 부탁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지난달 초 국제 의료봉사단체 스포츠닥터스를 통해 대구·경북지역 의약품 지원에 써달라고 1억2천만원을 기부했다.
그는 "고향은 경북이고, 대학은 대구에서 나왔다"며 "대구·경북이 코로나로 아주 힘든 것을 보고 내가 고문을 맡는 단체를 통해 바로 성금을 냈던 것"이라고 말했다.
신 감독은 이날 오후 성금 전달 후 밤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일시 귀국한다. 인도네시아로 돌아오는 일정은 유동적이다.
김해운 수석코치, 공오균 코치, 김우재 코치, 이재홍 피지컬 코치도 모두 같은 항공편으로 귀국하는 것으로 인도네시아 축구협회가 승인했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기준 1천790명, 사망자는 170명으로 확진자 10명당 1명꼴로 숨졌다.
신 감독과 코치진은 2월 말부터 코로나 사태로 모든 훈련이 중단된 뒤 한 달 동안 숙소에만 머물렀다.
인도네시아 축구 리그는 7월 1일 재개하기로 정해졌고, 3월과 6월의 주요 경기도 10월과 11월로 미뤄졌다.
본래 신 감독은 3월 26일 방콕에서 태국과 월드컵 2차 예선전을, 같은 달 31일에는 아랍에미리트와 홈 데뷔전을 각각 치를 예정이었다. 이어 6월 4일에는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팀과 원정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신 감독은 "한국에 돌아가 2주 자가격리 기간이 지나면 인도네시아 19세 이하 대표팀을 한국으로 데려와 전지 훈련할 수 있는지 알아볼 것"이라며 "한국의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는 반면 인도네시아 상황이 악화하면 전지훈련도 좋겠다고 축구협회 측과 얘기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가 내년에 20세 이하 월드컵을 치르기에 19세 이하 팀 훈련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1월 부임한 신 감독은 그동안 19세 이하 대표팀을 선발해 태국 치앙마이로 전지훈련을 다녀왔고, 2월에는 자카르타 시내 경기장에서 A대표팀을 2주간 훈련했다.
그는 "선수들이 지시하는 대로 열심히 따라 하려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며 "체력 훈련의 경우 19세 이하 팀은 잘 따라 해서 올라가는 부분이 많은데 A대표팀은 정신적으로 힘들면 포기하는 부분이 있어서 차차 고쳐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또 "지켜보니까 선수들이 섭취하는 식품의 70%가 기름에 튀기거나 볶은 종류였다"며 "탄수화물과 튀김 종류를 줄이고, 단백질 섭취를 많이 하라고 계속 가르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 감독은 훈련중단 상황에 대해 "여기만 그런 게 아니라 전 세계가 코로나 때문에 모두 중단된 상황이잖느냐"며 "처음 부임할 때부터 내년 5월까지 로드맵을 다 짜왔기에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코로나 사태부터 안정되면 재시동을 걸고 인도네시아에서 할 일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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