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나도, 케이로스도 '급여 삭감'…위기 극복 힘 싣는 감독들(종합)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위기를 겪는 클럽이나 협회를 위해 유명 축구 감독들이 자진해 급여 삭감을 선언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축구의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60)는 현재 몸담은 자국 프로팀 힘나시아 구단에 최근 이 같은 뜻을 밝혔다.
가브리엘 페예그리노 구단 회장은 현지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마라도나 감독이 급여를 삭감해야 한다면 기꺼이 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마라도나 감독은 아르헨티나의 동부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주도인 라플라타를 연고로 둔 힘나시아를 지난해 9월부터 지휘하고 있다. 부임 두 달 만에 구단 내 정치적 문제 등을 이유로 돌연 사퇴를 선언했다가 이틀도 안 돼 복귀하기도 했다.
힘나시아는 2019-2020시즌 아르헨티나 1부 정규리그에서 24개 팀 중 19위에 그쳤다. 이어진 리그컵 대회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중단됐다.
페예그리노 회장은 "마라도나도 다른 사람처럼 지루해하고 있지만 잘 지내고 있다. 우리들처럼 건강이 위험한 연령대에 가까워지는 만큼 그 역시 건강을 돌보고 있다"고 근황을 대신 전했다.
마라도나 감독은 힘나시아와 8월까지 계약돼있다.
페예그리노 회장은 "마라도나는 계약 만료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아직 시간이 남았다"면서 "그는 집에 머물고 있으며 사태가 끝나면 돌아올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콜롬비아 대표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67·포르투갈) 감독도 나섰다.
콜롬비아축구협회의 라몬 헤수룬 회장은 현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케이로스와 스태프들이 관대하게도 자신들의 급여를 삭감하겠다고 제안해왔다"고 소개했다.
헤수룬 회장은 "지금은 그렇게 할 필요가 없지만, 신사적인 행동이다"라며 "그가 그렇게 하기를 원했다는 것에 우리는 무척 감사하다"고 말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포르투갈 대표팀과 스포르팅,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을 거친 명장이다. 2011년부터 이끌던 이란 대표팀에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마치고 물러나 곧장 콜롬비아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콜롬비아도 코로나19 확산으로 베네수엘라, 칠레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지역 예선 등 경기가 모두 연기되고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전 세계 리그와 대표팀 단위 경기가 사실상 '올 스톱' 되면서 관련 단체의 경영난도 현실화하며 선수와 지도자들의 급여 문제는 축구계의 화두가 되고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FC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비롯해 각국 프로팀들이 선수들과 급여 삭감에 합의했다는 소식을 연일 전하고 있다.
장관까지 나서 축구 선수들의 임금 삭감을 요구하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본머스의 에디 하우 감독이 사령탑 중 처음으로 연봉을 자진 삭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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