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1년 연기로 미국올림픽위원회 2천470억원 적자
방송 중계권에 크게 의존하고 정부 지원금 안 받는 독특한 구조 때문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미국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가 2억달러(약 2천470억원)의 큰 적자를 보게 생겼다.
미국 대표선수들의 든든한 보루이자 젖줄인 USOPC가 재정 위기에 빠지면서 각 종목 단체와 선수들도 위기에 직면했다고 미국 일간지 뉴욕 타임스가 4일(현지시간) 전했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미국 아마추어 대표 선수들은 대부분 USOPC가 지원하는 금액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훈련도 준비한다. 일부 스타급 선수만 유명 기업의 후원을 받는다.
USOPC의 손실이 막대한 이유는 독특한 재정 구조에 기인한다고 뉴욕 타임스는 지적했다.
USOPC는 TV 중계권료에 크게 의존한다.
USOPC는 동·하계올림픽이 열리는 2년마다 미국 내 올림픽 독점 중계권사인 NBC 유니버설로부터 중계권 수익 개념으로 2억달러를 받아왔다.
그러나 올해엔 올림픽이 열리지 않기에 이 돈이 사라졌다.
중계권 수익은 USOPC 예산의 40%를 차지한다.
USOPC는 선수들에게 1천300만달러를 급료 개념으로 직접 건네고 7천500만달러 이상을 각 종목 단체에 주는 등 해마다 1억달러를 집행해왔다.
이처럼 고정 예산이 사라지자 USOPC 산하 선수들과 각 종목 단체가 곤경을 겪고 있다.
또 다른 나라 국가올림픽위원회(NOC)와 달리 USOPC는 미국 연방 정부의 지원금을 받지 않는다.
정부에 기대지 않는 대신 일반 국민, 기업을 대상으로 기부를 받아 '팀 USA' 펀드를 조성해 이를 각 종목 단체와 선수들에게 배분한다.
USOPC의 살림이 어려워지면서 미국사이클연맹은 직원 28명을 해고 또는 일시 해고해 허리띠를 졸라맸다.
미국조정연맹도 직원 ⅓을 감원하고 남은 직원의 봉급도 깎는 등의 자구책을 서둘러 마련했다.
USOPC가 내년 도쿄올림픽까지 1년 이상 남은 기간 재정을 확충하지 못한다면 여러 단체가 동시에 쓰러지는 '도미노' 현상을 피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일본 완성차업체인 도요타 자동차 북미법인은 USOPC 산하 대표 선수 17명의 계약을 내년 올림픽까지 연장하겠다고 발표해 미국 선수들에게 희망을 선사했다.
세계적인 신용카드 회사 비자도 지난달 말 '팀 비자' 소속 27개 종목 96명 선수와 계약을 2021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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