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톡톡] 니들이 '빠던' 맛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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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톡톡] 니들이 '빠던' 맛을 알아?

메이저 0 490 2020.05.10 07:32
                           


[사진톡톡] 니들이 '빠던' 맛을 알아?

전통에 지친 메이저리그, 한국 방망이쇼에 환호하다



[사진톡톡] 니들이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홈런 칠 때 그 맛은 아무도 몰라. 모르면 말을 하지 마!"



메이저리그 통산 503홈런의 거포 오티스가 배트 플립 반대를 이해할 수 없다며 외친 말입니다

한마디로 "니들이 빠던 맛을 알아?"입니다.



맛은 모르겠지만, 멋은 있어 보입니다.



야구 본고장 미국에서 한국야구 배트 플립(bat flip)에 환호하고 있습니다. 속된 말로 '빠던(빠따 던지기)'입니다. 타자가 홈런을 친 후 방망이를 던지는 세리머니입니다.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미국이 타자의 배트 플립 자유는 없나 봅니다.

미국에서는 투수에 대한 예의 때문에 못 하는 행동입니다. 하고 싶으면 빈볼 보복 정도는 각오해야 합니다.

메이저리그에서 인종차별을 이겨낸 재키 로빈슨을 다룬 영화 '42'에서 경기 중 상대편 감독이 로빈슨을 마구 조롱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로빈슨은 벤치 뒤에서 '배트 플립', '빠던'을 하며 분을 삭입니다. 그런 미국에서 투수에 대한 예의라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전통이라고 합니다.

한국야구는 홈런 타자들이 막 배트를 던집니다. 비틀어서 던지고, 뒤집어서 던집니다. 파울인데도, 홈런이 아닌데도 던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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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스포츠가 중단되기 한참 전에도 미국에서 배트 플립은 논란과 관심거리였습니다. 메이저리그는 한국에서 온 선수들의 배트 플립에 항상 관심을 가졌습니다. 팬들은 홈런 후 기다렸던 세리머니가 나오지 않으면 실망했습니다. 황재균은 현지 칼럼니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배틀 플립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재미를 느끼려고 야구장에 온다는 것, 내가 잘해서 그들을 흥분시킬 수 있다는 것. 이런 것들이 나의 행동을 이끈다." 하지만 황재균도 박병호도 이래저래 시원하게 방망이를 던지지 못했습니다. 던졌으면 빈볼 보복에 벤치클리어링. 경기장에서 난리가 났겠죠. 던질 일이 많았으면 한국 팬들이 난리가 났었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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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타자들은 배트 플립 느낌을 '시원하다'(shiwonhada)라고 표현하는데, 직역하기 어렵다. 아마 시원한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킨 뒤의 기분과 비슷할 것"

박병호가 메이저리거였던 시절 뉴욕타임스 기사입니다.



올스타전 배트 플립 이벤트를 주장한 뉴욕 데일리 뉴스는 "경기 중 배트 플립은 상대 투수를 자극해 싸움이 벌어질 수 있지만, 분명 야구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순수한 희열"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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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는 삼진 후 환호하지 않나요? 홈런 후 방망이를 던지지 못하는 것은 너무 투수 위주인 것 같습니다. 투수가 야구장 가장 높은 곳에 있어서일까요? 몸싸움이 나면 모두 그라운드로 뛰어나와야 하는 벤치클리어링에서 다음날 선발투수는 예외일 정도입니다. 다칠까 봐서입니다. 팀 단결을 위한 벤치클리어링이지만 모두 나와 서로서로 부상을 막자는 이유도 있는데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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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미국 야구팬들이 한국 배트 플립에 환호하는 것을 보면 꽤 보고 싶었나 봅니다. 불법이 아닌 이상 관중이 원하면 해볼 일입니다. 투수 마운드보다 더 높은 곳이 관중석이니까요. 그런 점에서 한국야구는 재밌습니다.

미국 언론은 "전통보다 팬을 우선하는 한국야구는 가벼워 보일 수 있지만, 미국 야구보다 흥미와 재미가 있다"고 합니다. 경기장에서 가장 시끄러운 사람이 관중석에서 아이스크림 파는 사람일 수 있다고 하니 상상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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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N 한국야구 중계에 메이저리그보다 낮은 경기 수준을 걱정한 팬들이 있었습니다. 아직은 괜한 생각이지만, 시원한 방망이 던지기에 이어 다른 볼거리가 있어야 합니다. 계속 방망이만 던질 수는 없으니까요. 응원문화도 해외에서 관심입니다. 재밌는 응원이야 믿고 보는 우리나라 관중이 있습니다. 경기 수준과 선수들의 재밌는 경기를 망치는 '전통'이 있는지 살펴볼 일입니다.



코로나19가 끝나면 미국 팬들이 야구 보러 한국에 오면 좋겠습니다. 우리 선수들은 야구 하러 미국에 많이 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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