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여자축구리그 개막 연기…남자축구는 '계속'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지구촌 스포츠가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서도 남자 프로축구리그를 강행 중인 벨라루스가 여자축구 개막은 늦추기로 했다.
하지만 남자 리그는 여전히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16일(한국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벨라루스축구협회는 2020시즌 여자 프로축구리그 개막을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연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벨라루스협회는 "몇몇 선수가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들과 접촉했다"고 이 같은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벨라루스 여자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는 현지시간 16일 개막할 예정이었다.
여자 프로축구 개막은 미뤘지만 현재 진행 중인 벨라루스 남자 프로축구 리그는 이어진다.
세르게이 코발추크 벨라루스 체육관광부 장관은 여자축구 개막 연기가 발표되기 전 벨라루스 국영 5TV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남자 프로축구리그를 중단할 근거가 없다"며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현재 유럽에서 프로축구 최상위리그를 진행 중인 나라는 벨라루스가 유일하다.
벨라루스 남자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는 지난달 19일에 2020시즌을 시작해 현재까지 16개 팀이 4경기씩을 정상적으로 치렀다. 발열 검사 등을 거치긴 하나 관중도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게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다.
현지시간 지난달 28일 수도 민스크에서 열린 FC 민스크-디나모 민스크의 라이벌 간 경기에는 3천 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국민 안전에 대한 불감증을 우려하는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프로축구선수협회(Fifpro) 등의 목소리에도 벨라루스 남자 축구리그는 계속 열리고 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요즘 만나는 사람들에게 보드카를 매일 마셔서 바이러스를 죽여야 한다고 말한다"고 농담하는가 하면 직접 아이스하키 경기에 참여하기도 하는 등 코로나19를 대하는 벨라루스 정부 당국의 인식도 프로축구 강행과 무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최근 팬들이 사회적 거리두리에 동참하고, 경기 관전을 보이콧하는 움직임까지 보이면서 관중 수는 크게 줄었다.
코발추크 장관은 "현재 70% 이상 관중 수가 줄었다"면서 "경기장으로 가라고 강요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고 덧붙였다.
AP통신에 따르면 15일까지 벨라루스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3천728명, 사망자 수는 3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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