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만, 귀국 후 첫 훈련 공개…"한국행 잘한 결정…개막 기대"(종합)
매일 소속팀 탬파베이 트레이너와 통화…"SK와 훈련 여부는 결정 못 해"
"도쿄올림픽뿐 아니라 (한국) 국가대표로 뛰고 싶다"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국에 체류 중인 유일한 빅리거 최지만(29·탬파베이 레이스)이 "외롭지 않아서 좋다"라고 씩 웃었다.
최지만은 13일 인천 서구 위드베이스볼 아카데미에서 가볍게 캐치볼과 토스 배팅을 했다.
귀국 후 첫 훈련 공개였다.
최지만은 "이렇게 많은 취재진 앞에서 훈련하는 건 처음"이라고 웃었다.
최지만은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문제가 커져 플로리다주 포트샬럿에서 진행하던 탬파베이의 스프링캠프가 중단되자 3월 24일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한국으로 돌아온 선수는 최지만이 유일하다.
그는 "미국에서는 집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다. 한국에서는 자가격리를 할 때도 가족이 있어서 괜찮았다"라고 말했다.
공항 발열 검사를 문제없이 통과한 최지만은 인천 소재 자택으로 이동해 2주간 자가격리했다. 그리고 8일부터 형이 운영하는 야구 훈련 시설에서 개인 훈련을 시작했다.
최지만의 친형은 인천 동산고를 졸업하고 국내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불펜포수로 활동했던 최정우 씨다.
최지만은 탬파베이의 주전 1루수다. 지난해 처음으로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활약하며 타율 0.261, 19홈런, 63타점을 올렸다.
2010년부터 미국 생활을 해 '미국 내 훈련'이 익숙하지만, 코로나19 변수에도 차분하게 몸을 만들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개막일을 확정하지 못했다. 최지만은 인천에서 개인 훈련을 하며 추이를 지켜볼 계획이다. 한국프로야구 SK 와이번스에서 훈련 장소 제공을 제안해, 합동 훈련도 고민 중이다.
다음은 최지만과의 일문일답이다.
-- 오랜만에 취재진 앞에 선다.
▲ 많이 와 주셔서 감사하다. 입국할 때도 인터뷰를 하지 않았는데 취재진께서 와주셨다. 이렇게 많은 취재진 앞에서 훈련하는 게 처음이라서 떨린다.(웃음)
-- 자가격리 기간은 어떻게 지냈는가.
▲ 집에서 푹 쉬었다. 시차 적응도 했다. 어머님께서 해주시는 밥을 먹고, 강아지와 시간을 보냈다. 격리 기간이 끝난 뒤에 훈련을 시작하면서 천천히 몸 상태를 끌어 올리고 있다. 캐치볼, 티 배팅 등을 한다.
-- 탬파베이 구단과는 어떤 연락을 하고 있나.
▲ 한국시간으로 자정이 되면 트레이너와 영상통화를 하면서 몸 상태 등을 점검한다. 다른 부분은 에이전트가 구단과 얘기하고 있다. 코로나19에 관해서는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는다.
-- 메이저리그 동료들과는 소통하고 있는지.
▲ 친분 있는 선수들과 전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A) 등을 통해 대화한다. 선수, 코치진도 낯선 상황을 겪고 있어서 당황한다. 결혼한 선수들은 집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
-- 일정을 짜기가 어려운 상황일 텐데.
▲ 언제 정규시즌이 개막한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아서 푹 쉬었다. 미국에서는 5월 23일까지 훈련장 폐쇄 등의 거리 두기를 한다고 들었다. 그때 상황을 보고 미국으로 들어가는 일정 등을 생각할 것이다.
-- 국내 훈련을 결정한 이유는.
▲ 결정하기 전까지는 힘들었다. 한국으로 들어올 때 2주, 다시 미국으로 나갈 때 2주 등 총 한 달 정도 훈련을 할 수 없다. 그런 내가 한국으로 들어올 때 이미 메이저리그가 플로리다 훈련 시설을 폐쇄해서 훈련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한국행 항공편도 쉽게 구할 수 없었다. 플로리다에 있다가 다른 도시로 이동해도 격리를 해야 한다고 해서, 한국에 오는 것과 미국 내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것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 한국인 메이저리거와는 어떤 대화를 하는가.
▲ 추신수 선배와 연락하고 있다. 신수 형이 메이저리그 선수노조 소식 등 정보를 더 빨리 얻는다. 배지환, 박효준 등 마이너리그 선수들과도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 한국행 결정에 후회는 없나.
▲ 옳은 판단인 것 같다. 미국에서는 집 밖에 나갈 수도 없었다. 한국에서는 집에만 있어도 편하다.
-- SK 와이번스에서 훈련장 제공 등을 제안했는데.
▲ SK 손차훈 단장님과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사이다. 최근에는 염경엽 감독님도 전화를 주셨다. SK가 도움을 주신다고 하니 정말 감사하다. 탬파베이 구단에 상황을 설명해야 한다. SK 선수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도 의문이다. SK와의 훈련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지금은 실내 훈련만으로도 몸을 만들 수 있는 시기다.
-- 애리조나에서 개막하는 방안도 논의되는 것 같다.
▲ 일단 개막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선수들에게도 생명이 걸린 문제다. 선수들도 갈팡질팡하는 것 같다.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
-- 무관중 경기에 대한 의견은.
▲ 관중 없이 경기를 치르면 선수들의 기분이 처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경기장에 오지 않아도 야구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은가. 무관중으로라도 시즌을 시작하는 것에는 동의한다. 선수들도 가정이 있는 '사람'이다. 안전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 올해 다시 주전 경쟁을 해야 하는데.
▲ 경쟁은 항상 한다. 전혀 개의치 않는다. 올해 감도 좋고 훈련도 잘되고 있어서, 개막이 미뤄진 게 아쉽기는 하다.
-- 올해 가장 기대하는 순간은.
▲ 메이저리그 개막이다. 물론 그 전에 코로나19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 KBO리그가 메이저리그보다 먼저 개막할 가능성이 크다.
▲ 한국은 점점 좋아지고, 미국은 악화하는 상황이다. KBO리그 경기를 하면 나도 뛰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질 것 같다. 지금은 '은퇴하면 이런 기분일까'라고 생각한다. 야구를 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선수들도 잊힌다. 빨리 야구를 하고 싶다.
-- 연봉 지급 등에 대한 얘기도 나온다.
▲ 마이너리거 때보다 더 적은 금액을 받는 것 같다. 하지만 마이너리그 선수들 상황이 더 안 좋다. 나도 마이너리그 생활을 겪어서 그 마음을 잘 안다. 추신수 선배처럼 선행하는 분들을 존경한다.
-- 동산고 선배 류현진과 같은 지구에서 뛴다.
▲ 한국인 선수가 맞대결하는 건 좋은 일 아닌가. 사실 나와 현진이 형은 경기할 때 서로를 '다른 팀 선수'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동산고 동문 선후배들은 정말 좋아할 것 같다.
-- 도쿄올림픽 출전 의지를 드러냈는데.
▲ 올림픽뿐 아니라, 국가대표로 뛰고 싶다. 운동선수의 목표 아닌가. 올림픽 출전만을 얘기하지 않았다. 프리미어12,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도 출전하고 싶다. 올림픽 출전은 팀이 아닌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풀어야 할 문제긴 하다. 일단 팀(탬파베이)에서는 흔쾌히 허락했다. 나는 자유계약선수(FA)로 팀을 옮길 때마다 계약할 때 '국가대표 출전 허락' 등을 요청한다.
-- 문찬종 등 함께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한국 선수들이 KBO리그에서 뛴다.
▲ 문찬종이 지명됐을 때 축하 인사를 했다. 찬종이가 '함께 야구하는 것'을 가장 그리워했다고 한다. 내가 미국에 진출할 때 한국인 고교 졸업생 7명이 함께 마이너리그 생활을 했다. 그 선수들이 한국으로 돌아갈 때마다 '나도 돌아가야 하나'라고 고민했는데, 잘 버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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