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공백' 부담 떨친 이현승 "개막전부터 KS까지 완주하고파"
스프링캠프 막판 종아리 부상…국내 첫 평가전 등판서 1이닝 무실점 2K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불펜에서는 스트라이크존에 공이 들어가지 않더라고요."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15년 차 투수인 이현승(37)도 '부상 공백'에 대한 부담은 컸다.
하지만, 마운드에 올라오니 몸이 먼저 반응했다.
베테랑 좌완 이현승은 19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청백전에 청팀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2탈삼진으로 호투했다.
7회 말 1사 1루에서 김대한과 국해성을 연속 삼진 처리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그러나 경기 뒤 만난 이현승은 "불펜에서 몸을 풀 때는 '큰일 났다. 스트라이크가 들어가지 않는다'라고 걱정했다"고 털어놨다.
이현승은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 막판에 종아리를 다쳤다. 기분 좋게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던 중에 부상을 해 긴장감도 컸다.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3월 8일 귀국한 두산은 자체 평가전으로 경기 감각을 키웠다. 하지만 이현승은 재활에 몰두했다.
두산이 마지막 청백전을 연 19일, 이현승이 마운드에 올랐다. 등판 전까지 걱정은 컸지만, 노련한 투구로 1이닝을 책임졌다.
이현승은 "역시 투수는 마운드에 올라가야 한다. 사실 아직 몸 상태가 100%는 아니다. 그러나 던질 수 있는 상태라면 평가전을 치르면서 몸을 만드는 게 낫다"고 웃었다.
종아리에 통증이 남긴 했지만, 팔 상태가 좋은 점도 고무적이다.
이현승은 "지난겨울에는 일주일에 2∼3번씩 꾸준하게 공을 던졌다. 오랫동안 공을 던지지 않고 훈련을 시작할 때보다 어깨 상태가 더 좋아졌다"며 "이렇게 어깨 상태가 좋다고 느낀 건, 정말 오랜만이다"라고 했다.
두산 불펜에는 새 얼굴이 꾸준히 등장한다. 그러나 좌완 불펜 자원은 많지 않다.
올해도 이현승은 '1군 불펜 자원'으로 꼽힌다.
이현승은 "내가 운이 좋은 것 같다. 이제는 내년을 기약할 수 없는 나이인데, 팀에 좌완 불펜 자원이 많지 않으니 기회가 온다. 그만큼 나도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이현승은 대표적인 '가을 사나이'다. 한국시리즈(KS) 통산 1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55(16⅓이닝 3실점 1자책)를 기록할 만큼 큰 경기에서 잘 던졌다. 두산 더그아웃에서는 "이현승은 부진하다가도 가을에는 제 역할을 한다"라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이현승의 목표는 '정규시즌에도 꾸준히 등판하는 것'이다. 그는 "개막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완주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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