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허훈의 아버지 허재 "집안에 경사…자신감있는 플레이 닮아"
"(허)훈이는 (허)웅이 운동시키러 갔다가 덩달아 농구 시작"
'감독으로 돌아올 마음 있냐'는 질문에 "부르면 가지"로 호응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경사 난 거지, 뭐…. 자신감 있는 플레이 스타일이 나를 많이 닮았거든."
'농구 대통령' 허재(55) 전 농구 국가대표 감독이 프로농구 부산 kt에서 뛰는 차남 허훈(25)의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수상 소식에 대견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허재 전 감독은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기자들 전화가 많이 온다"고 소개하며 "어려운 점이 많았을 텐데 다 이겨내고 여기까지 올라와 MVP를 받아 대견스럽다"고 허훈의 MVP 소식에 기뻐했다.
허재 전 감독은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로는 정규리그 MVP를 받지는 못했다.
다만 1997-1998시즌 플레이오프 MVP에 뽑혔는데 이때가 20년이 넘는 프로농구 역사상 유일하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팀에서 플레이오프 MVP가 나온 사례였다.
당시 허재 전 감독은 손등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운 상황에서 소염제와 진통제 등을 먹고 반깁스를 한 상태로 코트에 나서는 투혼을 발휘했다.
허 전 감독의 소속팀 기아는 현대에 3승 4패로 졌지만 MVP가 준우승팀에서 나왔던 이유다.
허 전 감독이 정규리그 MVP를 받은 최근 사례는 농구대잔치 시절인 1994-1995시즌이었다.
당시 챔피언결정전에서 허 전 감독이 이끈 기아자동차는 삼성전자를 3승 1패로 꺾고 우승했다.
허 전 감독은 "벌써 25년이 됐나"라고 회상하며 "그게 아마 막판에 내가 18점인가 몰아넣었던 경기인데 그 경기가 삼성전자 (김)현준이 형 은퇴 경기가 됐다"고 돌아봤다.
그는 원주 DB에서 뛰는 장남 허웅(27)과 허훈에 대해 "웅이는 돌파할 때나 슛 폼이 나와 비슷하고, 훈이는 자신감 있는 플레이 스타일이 나를 닮았다"고 평가했다.
"삼광초등학교 6학년 때 웅이가 농구를 시작했다"고 떠올린 허 전 감독은 "훈이는 사실 웅이 운동시키러 갔다가 덩달아 했던 경우"라고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이번 시즌 허훈이 급성장한 비결에 대해 "역시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 같다"며 "선수들을 보면 꾸준하게 느는 경우가 있고, 한순간에 팍 치고 올라가는 스타일이 있다"고 분석했다.
허 전 감독은 "게임 리딩을 하면서 슛에도 자신감이 생겨서 다른 플레이도 자연스럽게 잘 된 시즌이었다"고 평가했다.
최근 방송 활동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는 허 전 감독은 '다시 감독으로 돌아올 마음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나야 농구판에 있는 게 좋으니 부르면 가지"라며 두 아들과 함께 프로농구 코트를 주름 잡는 장면을 기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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