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여제 김자인, 살아난 도쿄행 불씨…아시아선수권 12월 개최
코로나19로 미뤄진 대화 12월 중국 샤먼서 열기로
IFSC가 배정했던 천종원·서채현 올림픽 티켓은 '무효화'
9월 월드컵은 취소…아시아선수권 12월 개최도 지켜봐야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연기한 아시아선수권대회를 12월에 개최하기로 하면서 '암벽여제' 김자인(32)의 '도쿄행' 기회가 극적으로 다시 열렸다.
대한산악연맹 관계자는 16일 "IFSC가 애초 4월 중국 충칭에서 열기로 했다가 코로나19 때문에 무기한 연기됐던 아시아선수권대회를 12월 10∼13일 중국 샤먼에서 치르기로 최근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때문에 취소가 유력했던 아시아선수권대회를 12월에 열기로 하면서 지난 3월에 대회 취소를 전제로 IFSC를 통해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배당받았던 천종원(24)과 서채현(17)은 도쿄행에 다시 도전해야 한다.
더불어 올림픽 출전 기회를 날릴 뻔한 김자인은 극적으로 티켓 경쟁에 나설 수 있는 '불씨'를 살렸다.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스포츠클라이밍의 출전권 2장(남자 1장·여자 1장)이 걸린 대회다.
IFSC는 지난해 8월 일본 하치오지에서 치러진 2019 콤바인 세계선수권대회와 지난해 11월 프랑스 툴루즈에서 열린 2019 콤바인 예선 대회를 통해 28장(남자 14장·여자 14장)의 '도쿄행 티켓'을 배분했다.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출전권은 40장(남자 20명·여자 20명)으로 미리 나눠준 28장 이외의 티켓은 대륙별(유럽·아메리카·오세아니아·아프리카) 선수권대회를 통해 배포된다.
아시아선수권대회는 애초 4월 25일∼5월 3일 충칭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무기한 연기됐다.
IFSC는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최지를 한국으로 옮기기로 했지만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이마저도 불가능해졌다,
결국 IFSC는 아시아선수권대회의 개최를 포기하면서 이 대회에 걸렸던 올림픽 티켓 2장을 한국에 배정하기로 결정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승인까지 얻었다.
IFSC는 지난해 8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미 티켓을 확보한 선수를 제외하고 아시아 국가 선수 가운데 가장 성적이 좋은 남녀 선수에게 티켓을 주기로 하면서 남자부 20위 천종원과 여자부 13위 서채현에게 티켓이 돌아갔다.
하지만 IFSC의 티켓 배분에 다른 아시아 회원국들이 강하게 반발했고, IFSC는 결국 대회 취소 대신 6월까지 대회를 미룬다고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도쿄올림픽이 내년으로 연기되는 초대형 변수가 터지면서 IFSC의 기존 결정은 모두 원점으로 돌아갔다.
올림픽이 내년 7월로 연기된 상황에서 IFSC는 아시아선수권대회의 개최 날짜와 일정을 고민하다가 12월에 샤먼에서 열기로 결정했고, 천종원과 서채현에게 돌아가기로 했던 올림픽 출전권도 자연스럽게 무효가 됐다.
하지만 올림픽 출전 기회를 놓칠뻔한 김자인은 도쿄행 티켓에 재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김자인이 올림픽 출전권 획득 기회를 잡으려면 IFSC가 아시아선수권대회 국가별 출전 쿼터를 남녀부 4장씩으로 결정해야 한다.
김자인은 지난 2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여자부 4위를 차지했고, 우승은 서채현이었다. 산악연맹은 대표선발전 순위로 아시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배분한다.
만약 국가별 쿼터를 남녀부 2장씩으로 줄이면 김자인의 올림픽 출전 꿈은 사실상 사라진다.
다만 3월에 끝난 팬아메리카선수권대회에서 국가별로 최대 남녀부 4장씩 쿼터를 배정한 게 김자인에게는 긍정적이다.
산악연맹 관계자는 "IFSC가 아시아선수권대회 일정을 발표하면서 국가별 출전 쿼터 등 세부적인 내용을 아직 회원국에 전달하지 않았다"라며 "14일에는 9월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에서 예정됐던 월드컵 대회가 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됐다. 12월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최 여부도 낙관하기 이르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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