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는 반갑게, 승부는 차갑게…황새와 독수리, 이번에도 대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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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는 반갑게, 승부는 차갑게…황새와 독수리, 이번에도 대접전

메이저 0 716 2020.07.15 22:45
                           


인사는 반갑게, 승부는 차갑게…황새와 독수리, 이번에도 대접전

4년 8개월 만에 적장으로 맞대결…최용수의 서울, 승부차기로 승리

최용수 "따뜻한 위로 감사했지만, 이기고 싶었다"…황선홍 "다시 만나자"



인사는 반갑게, 승부는 차갑게…황새와 독수리, 이번에도 대접전



(대전=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020 대한축구협회(FA)컵 16강 최고의 '빅 매치'를 앞둔 15일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

시작 직전 양 팀 선수들이 입장한 뒤 그라운드에 들어선 서울의 최용수 감독이 홈 팀 대전 벤치 쪽으로 다가가 '적장' 황선홍 감독 앞에 섰다.

황 감독은 미소로 최 감독을 맞이했고, 두 감독은 한 손을 들어 올려 맞잡았다.

마스크를 끼고 있었으나 황 감독의 만면엔 미소가 번져 있었고, 최 감독도 함께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살짝 포옹도 한 뒤 이들은 상대 코치진과도 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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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8개월 만에 '황새'와 '독수리'가 상대 팀 사령탑으로 만난 장면이었다.

2010년대 초반부터 황 감독은 부산 아이파크와 포항 스틸러스를, 최 감독은 서울을 지휘하며 '국가대표 간판 스트라이커 출신 사령탑' 대결은 매번 화제를 낳았다.

2015년 11월까지 리그에서 8승 5무 5패, FA컵에선 1승 1무(승부차기 패)로 황 감독이 맞대결에서 우세를 보였다.

2015시즌을 끝으로 황 감독이 포항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에 이들은 서울이라는 공통분모로 묶였다.

2016년 여름 중국 무대로 진출하는 최 감독의 뒤를 이어 서울의 지휘봉을 잡은 이가 황 감독이었다.

2018년 시즌 초반 부진으로 황 감독이 물러난 뒤 위기가 계속된 서울에 최 감독이 돌아와 '소방수' 역할을 해내며 얄궂은 운명이 이들을 감쌌다.

잠시 중국으로 떠났던 황 감독이 올해 초 2부 팀인 대전을 통해 국내로 돌아오면서 두 감독이 맞서는 모습을 당분간은 보기 어려울 것으로 점쳐졌으나 FA컵에서 성사돼 대진 발표 때부터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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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는 반가웠지만, 휘슬이 울린 뒤엔 한 치 양보가 없었다. 두 벤치에선 지시의 손짓이 멈추지 않았다.

기업구단으로 거듭난 뒤 K리그2 상위권 팀으로 도약한 대전, K리그1에서 부진을 겪으며 자존심 회복을 노린 서울 모두 승리가 절실했다.

먼저 웃은 쪽은 황 감독이었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프리킥 기회에서 바이오의 골이 나왔다. 이후에도 황 감독은 침착하게 평소처럼 메모지와 볼펜을 놓지 않고 경기에 집중했다.

'2부리그의 역습'이 예고된 채 전반전이 끝나자 최 감독은 곧장 들어가 후반 대비를 시작했고, 황 감독은 선수들이 들어가는 모습을 강철 코치와 끝까지 지켜보다가 수비수 이지솔과 한참 얘기를 나누다 라커룸으로 향했다.







최 감독은 후반전을 시작하며 간판 공격수 박주영을 투입해 반격을 노렸다.

황 감독 재임 시절 갈등을 겪은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던 박주영이 투입된 이후 서울의 공세는 한층 활발해졌다.

박주영은 후반 30분 조영욱이 얻어낸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섰다가 실축해 고개를 숙였으나 36분 헤딩 동점 골을 꽂아 두 감독을 들었다 놨다 했다.

페널티킥이 허공으로 날아가자 어두워졌던 최 감독의 얼굴엔 약간 안도의 기색이 비쳤으나 그 직후 수비수 김남춘의 퇴장으로 위기가 이어졌다.

수적 열세에도 최 감독과 서울은 연장전까지 잘 버텼고, 결국 승부차기에서야 승자가 갈렸다. 2014년 FA컵 16강전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전 승부차기에서 승리했던 최 감독이 또 한 번 웃었다.

경기 후 최 감독은 "경기 전 황 감독님에게서 따뜻한 위로의 말을 들었다. 앞으로 잘할 수 있을 거라고 격려해주셔서 고마웠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니까, 존경하는 황 감독님에게 지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황 감독은 "좋은 승부를 펼치고 싶은 마음이었다. 두 팀 다 잘됐으면 좋겠다"면서 "저도 계속 열심히 해서 또 만날 수 있게끔, 다음을 기약하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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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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