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응원단장 "으쌰라으쌰는 제가 대신 외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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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응원단장 "으쌰라으쌰는 제가 대신 외칠게요"

메이저 0 455 2020.07.27 15:23
                           


코로나 시대 응원단장 "으쌰라으쌰는 제가 대신 외칠게요"

응원단상 아닌 스카이박스로 옮겨…"이제는 보여주는 응원 서비스"



코로나 시대 응원단장 으쌰라으쌰는 제가 대신 외칠게요



(수원=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베테랑 응원단장의 무대를 응원단상이 아닌 스카이박스로 옮겨놨다.

26일 경기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스카이박스에서 만난 프로야구 kt wiz의 김주일(43) 응원단장은 "야구 응원만 올해로 19년 차인데 스카이박스에서 응원하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케이티위즈파크 4층에 마련된 스카이박스는 원래 경기를 넓은 공간에서 즐기려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고급 관람 공간이다.

김 단장은 kt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린 26일 3루 쪽 스카이박스의 테라스에서 응원을 펼쳤다. 테라스에서는 kt 더그아웃과 팬들이 있는 1루 쪽 응원석이 한눈에 들어온다.

김 단장이 스카이박스에서 마이크를 대고 하는 말은 1루 응원단상에 있는 스피커를 통해 관중석에 있는 팬들에게도 전해졌다.

스카이박스 방 안에 설치된 카메라와 모니터들로 눈길을 돌리면 온라인을 통해 집에서 실시간 '랜선 응원'에 참여하는 팬들과 소통할 수 있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kt 마케팅팀과 응원단이 마련한 새로운 응원법이다.

김 단장은 "우리 팀이 공격할 때는 테라스에서 관중들과 응원하고, 수비 때는 랜선 응원을 하는 팬과 대화했다. 새로운 시도였는데, 응원의 큰 그림을 본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코로나 시대 응원단장 으쌰라으쌰는 제가 대신 외칠게요



김 단장도 지난 25일까지는 응원단상에서 응원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프로야구가 무관중으로 경기한 시기였다. 응원단은 텅 빈 관중석을 향해 랜선 응원 위주로 응원전을 펼쳤다.

26일부터 관중 입장이 허용되면서 응원방식을 또 바꾸게 됐다.

비말(침방울)을 통해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응원가나 응원 구호를 외치는 행위를 제한한다는 지침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김 단장은 "응원을 제한하면 팬들이 불만스러워하실까 봐 걱정했는데, 다들 코로나19를 예방하자는 취지를 이해하고 오신 만큼 잘 협조해주셨다. 질서 의식이 대단하시더라"라며 감탄했다.

'응원하러 온 팬들에게 구호도 외치지 못하게 하는 게 이상하지 않나'라는 물음에 김 단장은 "역으로 '제가 응원단상에 있으면 좋은 게 뭐가 있나?'라고 묻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이제는 응원을 같이하자고 하는 게 아니라 '응원 관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응원가를 부르지 말라고 하면 팬들은 저를 원망하겠지만, 그 원망은 저 혼자 들으면 된다"며 "이 시국에 통제를 안 하면 더 엉망진창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경기 중에도 마이크를 대고 '잔소리 좀 하겠습니다. 응원 소리는 제가 낼 테니, 여러분은 행동만 따라 하세요'라고 수시로 팬에게 주의를 줬다.

26일 경기에서 장성우가 역전 결승타를 쳤을 때, 응원곡 '아파트' 전주가 흐르자 kt 팬들은 크게 흥분해 자리에서 일어나 응원전을 펼쳤다.

아파트는 가사를 따라부르지 않아도 '으쌰라으쌰'라는 추임새를 자동으로 넣게 되는 중독성 강한 노래다.



코로나 시대 응원단장 으쌰라으쌰는 제가 대신 외칠게요



이를 간파한 김 단장은 다시 마이크를 대고 팬들에게 "여러분 '으쌰라으쌰'는 제가 할게요"라고 외쳤다. 그는 "개그를 섞어서 말하면 팬들도 웃으면서 받아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무관중 경기 때 마스크 쓰고 응원하는 것도 엄청나게 어색했다. '이제 뭔가' 싶었다. 하지만 어색한 것을 발전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은 만원 관중의 10%의 입장할 수 있지만, 문제가 생긴다면 다시 무관중을 돌아가게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절제된 응원은 성공적이었다. kt는 올해 첫 유관중 경기에서 1위 팀 NC에 5-4로 역전승을 거뒀다.

김 단장은 "치어리더들도 경기 후 울컥했다고 하더라. 팬들이 경기장에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소중했다"며 "익숙함에 속아서 소중한 것을 잊고 지냈는데, 다시 소중함을 느끼는 감사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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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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