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올해 국내 프로축구 K리그1에 데뷔해 화제를 몰고 다니는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스타 제시 린가드가 딸과의 '생일파티 약속'도 포기한 채 FC서울과 첫 시즌의 화려한 마무리를 위해 달리고 있다.
린가드는 16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파이널 라운드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취재진을 만나 "파이널 라운드라고 해서 특별히 다르게 준비할 것은 없는 것 같다. 지금껏 했던 것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K리그1은 정규 33라운드를 치른 뒤 이번 주말부터 1∼6위, 7∼12위로 나눠 파이널 라운드에 돌입한다.
지난 4시즌 동안 파이널B에 머물러 '명가'의 자존심을 구겼던 서울은 이번 시즌엔 5위(승점 50)로 파이널A에 진입해 20일 강원FC와 34라운드를 앞두고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서울에 전격 입단하며 놀라움을 안기고 흥행몰이에도 한몫한 린가드는 리그 21경기에서 5골 1도움을 올리며 서울의 반등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기존 주장 기성용의 부상 이후엔 '임시 캡틴'으로 팀의 중심을 잡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16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울산 HD와 FC서울의 경기에서 주장으로 나선 서울 린가드가 드리블하고 있다. 2024.6.16 [email protected]
이전엔 잉글랜드에서만 뛴 터라 처음엔 파이널 라운드 시스템이 낯설기도 했다는 린가드는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모두가 인지하고 있기에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어떻게 경기에 임해야 하는지 잘 알 거로 생각한다"면서 "근사한 목표를 내세우기보다는 우선 매 경기 결승 같은 마음으로 뛰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파이널 라운드를 앞둔 10월 A매치 기간 린가드는 잠시 영국에 다녀오려고 했으나 계획을 취소하고 한국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훈련에 몰입했다.
린가드는 "딸(호프·2018년생)의 생일이라 영국에서 파티를 하려고 했는데, 훈련 중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쪽이 좀 타이트한 느낌이 들어 고민 끝에 한국에 남아서 회복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오래전부터 기대한 일정이었지만, 영국까지 비행시간이 길고 시차도 있으니 무리가 갈 것 같았다. 아쉬워도 선수로서 제 몸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했다"는 그는 "딸도 서운해했지만, 상황을 잘 설명했고 이해해줬다"고 전했다.
최근 영국 더타임스 기고에서 "난 무언가 이루고 싶어서, 남기고 싶어서 한국에 왔다. 팀에 트로피를 안기고 내 업적을 남기기 위해서였다"고 한국행 이유를 언급했던 린가드는 "솔직히 이번 시즌에 우승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서울은 현재 선두인 울산 HD(승점 61)와는 승점 11차로, 남은 5경기에서 역전 우승을 노리기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린가드는 "서울이 지난 5년 동안 우승권에서 멀어져 있었기에 팀에 오면서 이기고, 우승하고, 뭔가 이루는 느낌을 가져다주고 싶었다"면서 "아직 기회는 있다고 생각한다. 포기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소년팀 시절부터 '위닝 멘털리티'를 강조하며 교육받았다. 이것은 정말 중요하며, 이기는 것에 도움이 된다"면서 "그 부분을 서울 선수들에게도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