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지난해 7∼8월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서 우리나라는 16강 무대를 밟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당시 콜린 벨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1무 2패로 부진했다. 콜롬비아와 첫 경기에서 0-2로 완패하면서 시작부터 기가 꺾였다.
코치로 이때 패배를 현장에서 지켜본 박윤정 감독이 지휘하는 20세 이하(U-20) 대표팀은 약 1년 만에 언니들의 '복수전'에 나선다.
2024 콜롬비아 U-20 여자 월드컵에 출전한 박윤정호는 16강에서 개최국 콜롬비아와 만난다. 두 팀의 16강전은 오는 12일 오전 10시에 킥오프한다.
지난해 A대표팀이 콜롬비아에 무력하게 패한 현장을 경험한 인물이 박윤정호에 또 있다. 간판격 미드필더인 배예빈이다.
위덕대 소속의 2004년생 미드필더 배예빈은 고교생 시절인 2022년 황인선 당시 감독의 부름을 받아 U-20 대표팀에 처음으로 승선했다.
황인선호의 일원으로 2022 코스타리카 U-20 월드컵을 경험한 배예빈은 지난해에는 벨 감독의 눈에 들어 A대표팀에 선발됐고,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도 동행했다.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당시 벤치에서 언니들이 뛰는 걸 지켜봐야 했던 배예빈은 이번 대회에서는 주축으로 활약 중이다. 조별리그 전 경기에 출전해 박윤정호의 16강행을 이끌었다.
배예빈은 9일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2022년 (코스타리카 U-20 월드컵), 2023년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두 대회 모두 내가 막내였는데, 지금은 주축으로서 동료들과 팀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때까지 다 조별리그에서 열심히 했지만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16강에 올라가서 기쁘고 벅찼다"며 "월드컵에 나오는 팀은 모두 목표가 우승이라 쉬운 경기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결의를 다졌다.
개최국 콜롬비아는 조별리그 A조에서 전승으로 16강에 올랐다. 3경기에서 4골을 넣었고, 실점은 없었다.
가장 경계할 선수는 에이스 린다 카이세도(레알 마드리드)다. 2005년생 카이세도는 이번 대회 첫 경기에서 2-0으로 달아나는 쐐기 골을 터뜨려 호주를 침몰시켰다.
지난해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우리나라와 대회 첫 경기에서도 전반 39분 단독 드리블 돌파에 이은 기습적인 중거리 슛으로 2-0을 만든 바 있다.
카이세도의 날카로운 슈팅을 쳐내야 할 선수는 골키퍼 우서빈(위덕대)이다.
우서빈은 이번 대회 3경기에서 1골만 내줬다. 한 수 위 전력으로 평가된 독일과 조별리그 3차전(1-0 승)에서도 무실점을 지켰다.
우서빈은 "늘 하던 걸 하던 대로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한다. 감독님, 코치님, 팀원들을 믿는다"며 "이번 U-20 월드컵에서 좋은 성과를 내서 좋은 소식을 가져오겠다. 우리나라 여자축구 선수들 모두 파이팅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