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련한 신인' 유해란 "보기 나온 뒤에 차분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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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련한 신인' 유해란 "보기 나온 뒤에 차분해졌어요"

메이저 0 473 2020.08.02 17:45
                           


'노련한 신인' 유해란 "보기 나온 뒤에 차분해졌어요"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2연패…"압박감도 있었지만 편하게 쳤다"





(제주=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 유해란(19)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로 우승하는 놀라운 성적을 냈다.

유해란은 2일 제주도 제주시 세인트포 골프&리조트(파72·6천395야드)에서 끝난 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작년 초청 선수로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 출전해 깜짝 우승을 차지한 유해란은 올해에는 신인으로서 이 대회에 정식 출전해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그뿐 아니라 1∼4라운드 내내 선두를 유지해 우승하는 와이어 투 와이어도 달성하고, KLPGA 투어 역대 72홀 최소타 타이기록도 세웠다.

더 놀라운 것은 유해란의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이다.

유해란은 작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왕인 이정은(24)의 맹추격을 차분하게 따돌렸다.

초반 타수를 줄이지 못했던 유해란은 "버디가 빨리 안 나왔을 뿐이지 홀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조급해지지 않고 더 차분히, 넓게 보자고 생각하면서 쳤다"고 돌아봤다.

결국 유해란은 8번 홀에서 첫 버디를 잡았고, 12번 홀에서 추가 버디를 적어냈다. 13번 홀에서 보기가 나왔지만, 14·15·17번 홀에서 버디를 쓸어 담아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유해란은 13번 홀 보기가 의외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보기를 하고 나서 마음이 급해지지 않고 오히려 차분해졌다. 기분도 나쁘지 않아서 다음 홀에 지장이 없었다. 그래서 버디로 잘 이어갈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우승 기자회견에서도 유해란은 '여유로움의 비결' 질문을 많이 받았다.

어린 나이인데도 압박감을 잘 이겨낸 비결에 대해서는 "압박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초반에 실수가 나와서 오늘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홀이 많이 남았고, 버디 기회가 많이 올 거라는 생각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빠른 학습력도 유해란을 노련하게 만들었다.

그는 "올해 챔피언조에서 3번째로 경기했다. 처음과 두 번째에는 결점 없이 치려는 생각이 강했는데, 제 마음대로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 생각을 하면 급해지는 것 같더라. 그래서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보다 성장한 것은, 급하게 치거나 결과를 먼저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성적도 차분하게 나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차분함은 유해란의 원래 성격이기도 하다. 그는 "원래 급하지 않고 차분하며 낙천적"이라며 "작년까지는 마음이 급하고 실수도 잦았는데, 곱씹어 생각하다 보니 더 차분하게 플레이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유해란은 매 경기 '우승'이나 '톱10'처럼 큰 목표를 잡지 않는다면서 "늘 예선 통과를 목표로 편하게 생각한다. 올해는 전 대회 컷 통과가 목표다. 반짝하며 없어지는 선수가 아니라 천천히 대중에 기억되는 선수가 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 장타를 내세우는 화려한 경기가 아니라 정확한 아이언 샷으로 차분히 '버디를 저축'하는 스타일을 선호한다.

드라이브 비거리가 242야드로 KLPGA 투어 32위인 유해란은 "미들 아이언부터 롱 아이언까지 정확하고 편하게 치는 게 제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욕심 없이 편하게 플레이를 하다가도 우승이 눈앞으로 다가올 때는 눈시울을 붉힐 수밖에 없었다.

유해란은 17번 홀에서 생각지 못한 버디가 나와 '다행이다'라는 생각과 함께 '우승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전에는 우승이라는 생각을 못 했다. 그래서 17번 홀 후 제 표정이 바뀌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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