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의 이정효 감독이 라인을 내린 채 웅크리는 팀을 상대할 때마다 한숨을 내쉰다.
서로 치고받고 싸우는 '재미있는 축구'가 그라운드에서 나왔으면 하지만 상대가 후방에 수비 블록을 쌓을수록 그럴 가능성이 떨어진다.
게다가 광주처럼 '해결사'라 지칭할 정도로 마무리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없으면 경기를 주도해도 득점이 나오지 않아 오히려 흐름이 답답해지기도 한다.
몰아치는 와중에도 조급해지는 틈을 탄 상대가 재빨리 역습에 나서거나 세트피스로 득점하면 패색만 짙어질 때도 있다.
그래서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는 인천 유나이티드만 만나면 웃지 못한다.
최근 6경기에서 3무 3패다. 지난해 3월 공격으로 맞불을 놨다가 0-5로 패한 인천이 조금씩 웅크리면서 광주를 상대하는 해법을 찾았기 때문이다.
14일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3라운드 광주와 경기에서도 인천이 2-0 승리를 거뒀다.
광주는 경기 초반 15분 공 점유율을 76%까지 끌어올리며 인천의 골문을 열려고 애썼지만 결국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측면, 중앙을 막론하고 선수들이 짧은 패스와 크로스를 섞어 어떻게든 페널티박스 안에서 슈팅 찬스를 만들려고 했지만 이렇다 할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
경기 전 "인천과 붙으면 선수들이 지루해하는 것 같은데 계속 두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진 이정효 감독은 패장이 된 채 취재진과 다시 만나 "결국 우리를 상대하는 팀이 저렇게 내려서게 되니 그걸 공략하는 게 우리의 숙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참 안타까운 부분이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고 있는데 매우 안타깝다"며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 보인다. 선수들은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고, 그라운드에서 (나한테) 거짓말을 하는 것도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조직적인 압박과 공수 전환으로 공 점유율을 높이고, 상대 진영에서 공을 오래 소유하면서 공격 전개 작업을 펼쳐도 득점이 나오지 않으면 무용지물인 게 축구다.
이 감독은 "다들 열심히는 하는데 그게 골로 연결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중요하다. 우리가 (인천의) 수비를 뚫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인다"며 "나부터 더 노력해야 한다. 선수들도 함께 노력하면 방법이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이같이 득점력이 떨어지는 팀은 이적시장에서 마무리 능력이 뛰어난 선수를 구해오면 된다.
그러나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새로 도입한 재정 규정을 지키지 못해 올해 초 단기 예산 심사에서 '조건부 승인' 조치를 받은 광주는 이번 이적 시장을 '빈손'으로 보내야 한다.
구단의 실제 수입이 예산안에 기재된 수준으로 오를 때까지 선수 추가 등록이 불가능하다.
이 감독은 기존 자원끼리 조합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등 현재 여건에서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의 노력에 비해 결과가 나오지 않는 부분이 안타깝다. 그래도 선수들은 사력을 다해주고 있다"며 "결국에는 (역습 등으로) 골을 먹더라도 끝없이 두들겨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