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흔들리던 한국 축구가 결국 '형님' 홍명보 울산 HD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다.
대한축구협회는 홍 감독을 차기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내정했다고 7일 밝혔다.
이로써 한국 축구는 지난 2월 16일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경질되고서 무려 5개월 만에 새 감독을 맞이하게 됐다.
홍 감독은 선수로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에 앞장섰고, 지도자로서는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쓴 한국 축구의 '영웅'이다.
2013∼2014년 대표팀을 이끌며 2014 브라질 월드컵에 나섰던 홍 감독은 이로써 10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으로 복귀하게 됐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해 크게 비난받은 경험은 북중미 월드컵에 도전하는 과정에서는 자산이 될 수 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대한축구협회에서 전무이사를 맡아 행정에 대해서도 잘 안다는 점은 대표팀 안팎에서 장악력을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강점으로 꼽힌다.
이달 2일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 등 외국인 감독과 면접을 진행하려고 유럽으로 출국했던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귀국 후 지난 5일 홍 감독을 직접 찾아가 대표팀 사령탑 자리를 제의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 이사가 '삼고초려' 하듯이 홍 감독을 설득했다"면서 "홍 감독은 하루를 고민한 뒤 6일 저녁에 승낙 의사를 전해왔다"고 말했다.
아직 계약 세부 사항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2026년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까지는 대표팀을 이끌 것이 확실시된다. 여기에 더해 2027년 아시안컵까지 임기를 보장받을 가능성도 있다.
수개월 동안 정식 감독을 찾지 못하고 두 차례나 A매치 기간을 임시 감독 체제로 보낸 축구협회가 결국 현직 K리그1 구단을 이끄는 홍 감독에게 'SOS'를 친 모양새가 됐다.
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난 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를 중심으로 새 감독을 물색해왔다.
축구협회 고위층에 국내 지도자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정해성 전력강화위 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사의를 밝히고 물러나면서 차기 감독이 외국인 쪽으로 기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정 위원장에 이어 감독 선임 작업을 이끈 이임생 이사는 바그너, 포옛 등 외국인 후보들과 면접한 뒤 홍 감독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냈다.
이 이사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관련 내용을 브리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