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우승하려면 더 많은 골이 필요합니다."
8년 만의 유로(유럽축구선수권대회) 4강 진출에도 디디에 데샹 프랑스 축구대표팀 감독은 마음 놓고 웃지 못했다.
프랑스는 6일(한국시간) 독일 함부르크의 폴크스파르크 슈타디온에서 열린 유로 2024 8강전에서 포르투갈과 연장전까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이겨 힘겹게 준결승에 올랐다.
프랑스가 유로 4강에 오른 건 준우승한 2016년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2021년 열린 직전 대회 유로 2020에서는 스위스에 덜미를 잡혀 16강 탈락했다.
우승까지 두 계단만을 남겨뒀지만, 데샹 감독은 기자회견장에서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선수들이 기대 이하의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이번 대회에서 3골을 넣었는데, 그중 필드골은 '제로'다.
오스트리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1-0으로 이겼는데, 상대 자책골로 결승점을 올렸다.
프랑스는 네덜란드와 2차전에서 0-0으로 비긴 데 이어 폴란드와 3차전에서도 1-1 무승부를 거뒀는데, 이 경기에서는 킬리안 음바페의 페널티킥 골로 득점을 올렸다.
벨기에를 상대로 치른 16강전에서도 필드골은 나오지 않았다.
후반 40분에야 나온 벨기에 얀 페르통언의 자책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노 필드골' 행진은 포르투갈전에서도 이어졌고, 프랑스는 또 한 번 '꾸역꾸역' 다음 단계로 올라섰다.
프랑스 같은 강팀이 단 하나의 필드골도 넣지 못하고 메이저 대회 4강에 오른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데샹 감독은 "많은 골을 넣으면 상황을 통제할 수 있으나, 그러지 못한다면 상대의 자비에 기대야 한다"면서 공격진들을 다그쳤다.
'골잡이' 음바페가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안고 뛰고 있는 점도 프랑스의 발목을 잡는다.
대회 1차전에서 당한 부상으로 안면보호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경기를 소화하고 있는 음바페는 예전처럼 폭발적인 스피드를 보여주지 못한다.
특히 이날 포르투갈전 후반전 코 부위에 충격을 입은 터라 4강전에 출격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데샹 감독은 "음바페는 스피드가 떨어진다고 느낄 때 항상 나와 팀에 솔직하게 얘기한다"면서 "음바페는 코 부상에 따른 트라우마에도 출전해 노력했지만, 지쳐 보였다"고 말했다.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으나, 준결승에 진출한 만큼 팀을 응원해 달라고 데샹 감독은 팬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사람들은 우리가 4강에는 갈 거라고 기대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우리는 4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면서 "완벽하진 않지만,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10일 오전 4시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개최국 독일을 2-1로 물리치고 올라온 스페인을 4강전에서 상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