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kt wiz 강백호(24)는 드디어 '천재 타자'라는 별명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14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역전 3점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1볼넷 3타점 2득점으로 활약한 강백호는 팀의 7-4 역전승에 앞장섰다.
이날 경기로 강백호의 시즌 타율은 0.348까지 올라갔고, 44타점으로 이 부문 1위를 달렸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998로 '최우수선수(MVP)급 지표'라고 할 만한 OPS 1.000에 근접했다.
강백호의 결정적인 홈런 한 방은 1-3으로 끌려가던 7회 1사 1, 2루에서 나왔다.
강백호는 롯데 최준용과 5구 대결을 벌인 끝에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바깥쪽 직구를 그대로 밀어 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리그 홈런 단독 1위로 올라서는 시즌 13호 홈런이다.
4-3으로 경기를 뒤집은 한 방에 강백호는 배트를 kt 더그아웃 방향으로 집어 던지며 환호했다.
kt는 8회초 전준우에게 동점 홈런을 허용했지만, 8회말 장성우가 2사 만루에서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때려 7-4로 이겼다.
경기 후 만난 강백호가 밝힌 올 시즌 활약의 비결 가운데 하나는 무거운 방망이다.
강백호는 "원래 880g짜리를 썼는데, 최근에는 910∼920g짜리를 쓴다. 가벼운 것으로도 잘 치고 있었는데, 올 시즌 친한 선수가 무거운 배트를 쓰고 있는 걸 보고 아무 생각 없이 받아왔는데, 그게 잘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백호의 말에 따르면, 920g은 선수들이 정규시즌에 쓰는 배트 가운데 가장 무거운 축에 속한다.
이어 "원래 좌투수 나올 때만 무거운 배트를 썼는데, 무거운 배트로도 똑같이 배트 속도를 내면 훨씬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적응해서 익숙해져서 부담 없이 돌리다 보니까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다만 강백호는 처음 배트를 빌려준 선수가 누군지는 밝히지 않았다.
원래 시즌 중 선수들은 다른 팀에서 뛰는 친한 선수들과 심심치 않게 배트를 교환한다.
강백호는 혹시라도 처음에 배트를 빌려준 선수가 난처한 상황에 부닥치는 걸 원치 않는다며 양해를 구했다.
올 시즌 강백호는 지명타자와 포수 자리를 번갈아 가며 지킨다.
체력 소모가 큰 포수로 출전하면서도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건 쉽지 않다.
강백호는 "포수는 저 혼자 잘해서는 안 되는 포지션이라 책임감이 크다. 주변에서 많이 알려주고 계신다"면서 "책임감이 커지다 보니까 그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듯하다. 외야에 있을 때보다 마음은 더 편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