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브라이언 하먼(미국)이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하먼은 23일(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 위럴의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남자 골프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디오픈(총상금 1천650만 달러) 3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쳐 중간합계 12언더파 201타로 선두를 지켰다.
캐머런 영(미국)에 5타 앞선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는 하먼은 세 번째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따낼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12년 동안 PGA투어에서 뛰면서 335차례 대회에 출전해 2014년, 2017년 두차례 우승한 베테랑 하먼은 아직 한 번도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2017년 US오픈 2위가 그동안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이다.
메이저대회에서 지금까지 5타 이상을 앞선 채 최종 라운드에 나섰다가 역전패한 사례는 딱 두 번뿐이라 하먼은 디오픈 정상에 이르는 9부 능선을 올랐다.
1996년 마스터스에서 그렉 노먼(호주)이 6타차 선두를 지키지 못했고, 1999년 디오픈에서 장 반 데 발데(프랑스)가 5타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지만 역전패했다.
하먼은 "평생 메이저대회 우승을 꿈꿨다. 메이저대회 우승을 위해 열심히 연습했고 희생했다"면서 "내일은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 결단하고 집중하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하먼이 우승하면 왼손잡이로는 1963년 밥 찰스(뉴질랜드), 2013년 필 미컬슨(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디오픈을 제패한다.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에 5타 앞선 채 3라운드에 나선 하먼은 1번(파4), 4번 홀(파4) 보기로 흔들리는 듯했다.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에서 자동차로 45분 거리에서 태어나 자란 플리트우드에게 일방적인 응원이 집중됐지만 하먼은 금세 반등했다.
5번 홀(파5) 첫 버디에 이어 8번 홀(파3)에서 또 한 번 버디 퍼트를 떨궈 잃었던 타수를 만회했다.
12번(파4), 13번 홀(파3) 연속 버디를 때려 6타차 선두를 질주했다.
플리트우드는 2번 홀(파4) 버디로 3타차까지 따라간 데 이어 4번 홀에서 하먼의 보기로 2타차까지 좁혔지만 이후 버디를 하나도 보태지 못하고 오히려 1타를 잃어 7타차 공동 4위(5언더파 208타)로 밀렸다.
작년 PGA투어 신인왕 영은 5언더파 66타를 때려 5타차 2위(7언더파 206타)로 올라섰다.
지난해 디오픈에서 2위를 차지했던 영은 "내일은 무조건 공격적으로 치겠다"면서 "초반에 경기 상황을 보고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선두를 지킨 하먼이나 2위로 올라선 영보다 3라운드에서 더 주목받은 선수는 세계랭킹 3위 욘 람(스페인)이었다.
람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쓸어 담았다. 특히 후반 10개 홀에서 7타를 줄였다.
그가 적어낸 8언더파 63타는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의 새로운 코스 레코드로 남았다.
람은 3라운드 맹타로 하먼에 6타차 3위(6언더파 207타)로 올라서 최종 라운드 역전의 불씨를 지폈다.
"버디를 잡을 때마다 버디 하나만 더 잡자는 생각을 했다"는 람은 "감이 아주 좋다. 하지만 내일 우승하려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3라운드에서 람과 동반 경기를 치른 김주형은 삔 다리를 절면서도 3언더파 68타를 때려 공동 11위(3언더파 210타)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김주형은 US오픈 공동 8위에 이어 메이저대회에서 연속 톱10 진입을 바라보게 됐다.
임성재도 4타를 줄이며 공동 17위(2언더파 211타)로 22계단 상승했다.
안병훈 역시 2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24위(1언더파 212타)로 올라섰다.
기대를 모았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2타밖에 줄이지 못해 공동 11위(3언더파 210타)에 머물렀다.
전날 4타를 잃었던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이날도 1타를 잃고 공동 63위(4오버파 217타)로 더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