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미국 조지아주]=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키 158㎝인 히가 가즈키(일본)가 1934년 창설된 마스터스 토너먼트 사상 최단신 선수로 필드를 누볐다.
히가는 9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천545야드)에서 열린 제87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2라운드까지 6오버파 150타를 치고 컷 탈락했다.
그는 악천후로 2라운드 경기가 중단됐던 전날까지 14개 홀을 끝낸 상황에서 4오버파를 기록했다.
이날 재개된 2라운드 4개 홀에서 1타를 더 줄였다면 3라운드에 나갈 수 있었지만 15번 홀(파5) 버디 이후 16∼18번 홀을 모두 보기로 마치는 바람에 탈락이 확정됐다.
하지만 히가는 마스터스 사상 종전 최단신 선수인 1991년 챔피언 이언 우즈넘(웨일스)의 164㎝보다 6㎝나 더 작은 키로 분전했다.
그는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해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졌으며 지난 시즌에만 JGTO에서 4승을 거두고 상금왕(1억8천159만 8천825엔)에 올랐다.
비거리 281.9야드로 출전 선수 85명 가운데 62위인 그는 장타로 보기는 어렵지만 정교한 샷 실력을 앞세워 2라운드 막판까지 컷 통과를 노렸다.
히가는 이번 대회에 오거스타 내셔널의 초청을 받아 나왔으며 지난해 디오픈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출전이다. 아직 컷 통과 경력은 없다.
1995년생인 그는 "컷 통과에 실패해 실망스럽지만, 마스터스에 나와 좋은 경험을 했다"며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와 함께 연습하며 배운 것도 많았다"고 말했다.
마쓰야마와 히가는 일본 센다이에 있는 도호쿠 후쿠시대 동문이다. 이 대학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도 활약하며 '대마신'으로 불린 사사키 가즈히로, 2012년 피겨 세계선수권 동메달리스트 스즈키 아키코 등이 나온 학교다.
현재 남자 골프 세계 랭킹 82위인 히가는 "비가 많이 내려 오전 연습 그린의 스피드와 실제 코스의 그린 스피드가 달라 힘들었다"며 "앞으로도 계속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 일본 기자는 "히가가 5월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출전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95% 이상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역대 마스터스 최장신 선수는 1969년에 나온 조지 아처(197㎝)의 기록이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