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미국 조지아주]=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다소 운이 따른 컷 통과를 했지만, 컷 통과 이후 이어진 3라운드에서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다.
우즈는 9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천545야드)에서 열린 제87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1천800만 달러) 2라운드까지 3오버파 147타를 치고 컷 통과 막차를 탔다.
우즈는 1997년부터 올해까지 자신이 출전한 23차례 마스터스에서 모두 컷을 통과했다. 우즈가 마스터스에서 컷 탈락한 것은 1996년이 유일하다.
마스터스 23회 연속 컷 통과는 프레드 커플스(미국)와 게리 플레이어(남아공)가 보유한 이 부문 최다 기록과 동률이다.
우즈의 컷 통과는 쉽지 않았다.
우즈는 2라운드 18번 홀(파4)에서 파를 기록해야 해당 시점에 컷 통과 기준선이었던 2오버파를 지킬 수 있었다.
그러나 50야드를 남기고 친 세 번째 샷이 그린 언덕을 넘지 못하고 미끄러져 내려오면서 홀과 거리가 15m나 됐다. 우즈의 파 퍼트는 오른쪽으로 빗나갔고 결국 이 홀에서 1타를 잃고 3오버파로 경기를 마쳤다.
우즈가 경기를 끝냈을 때 순위는 공동 51위로 상위 50위까지인 컷 통과 기준선에 미치지 못했다.
2오버파로 아직 경기 중이었던 저스틴 토머스(미국)나 임성재가 3오버파로 내려와야 우즈도 공동 50위 이상이 되며 3라운드에 나갈 수 있었다.
우즈의 마스터스 연속 컷 통과 행진이 중단될 위기였으나 우즈 입장에서는 다행으로 토머스와 임성재 모두 타수를 잃은 덕에 3라운드에 진출했다.
우즈는 2라운드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마스터스와 오거스타 내셔널 코스를 사랑하기 때문에 주말에도 계속 경기하기를 원했다"고 말했지만 곧바로 이어진 3라운드에서는 최악의 부진에 시달렸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린 가운데 3라운드는 경기 도중 중단됐고, 우즈는 7개 홀에서 더블보기 2개와 보기 2개로 6타를 잃었다.
9오버파가 된 우즈는 컷을 통과한 54명 가운데 최하위에 처졌다. 53위 샬 슈워츨(남아공)과도 3타 차이다.
전날부터 내린 비로 코스가 젖었고, 기온도 내려가면서 2021년 2월 교통사고로 다리를 심하게 다친 우즈에게 불리한 여건이었다.
우즈의 마스터스 18홀 최다 타수는 지난해 3, 4라운드에 기록한 6오버파 78타다. 그런데 올해 3라운드 7개 홀에서만 6오버파를 치면서 이를 경신할 위기다.
우즈의 메이저 대회 18홀 최다 타수 기록은 2002년 디오픈에서 나온 10오버파 81타다.
임성재의 2, 3라운드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1라운드 1언더파였던 임성재는 2라운드에서 4타를 잃고 컷 탈락 위기에 몰렸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파를 지켜야 컷 통과가 가능했던 임성재는 1.5m 거리의 파 퍼트를 넣고 힘겹게 3라운드에 진출했다.
우즈와 함께 컷 통과 막차를 탄 임성재는 3라운드에서 우즈와 동반 플레이를 하는 '행운'을 누렸다. 임성재가 우즈와 한 조에서 경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성재는 비가 오는 악조건 속에서도 7개 홀에서 3타를 줄이고 순위를 공동 49위에서 공동 28위까지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