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DP 월드투어 히어로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총상금 900만 달러)에서 우승했다.
매킬로이는 3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에미리트 골프클럽(파72·7천428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매킬로이는 18언더파 270타인 패트릭 리드(미국)를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DP 월드투어 통산 15승을 거둔 매킬로이는 2019년 11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HSBC 챔피언스 이후 3년 2개월 만에 DP 월드투어 승수를 추가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까지 따져서는 지난해 10월 더 CJ컵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2009년과 2015년에 이어 이 대회에서 세 번째 정상에 오른 매킬로이는 우승 상금 140만7천598 유로(약 18억8천만원)를 받았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감정싸움을 벌였던 매킬로이와 리드가 공교롭게도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개막 전 연습장에서 리드가 먼저 매킬로이에게 인사했으나, 매킬로이가 이를 무시했고 리드는 들고 있던 티를 매킬로이 쪽으로 슬쩍 내던지며 서운함을 표시했다.
둘의 불편한 관계는 지난해 출범한 LIV 시리즈 탓이 크다.
PGA 투어에서 활약하던 리드는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의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LIV 시리즈로 이적한 반면, 매킬로이는 PGA 투어 '잔류파'의 대표 격으로 LIV 시리즈 비판에 앞장섰다.
PGA 투어는 LIV 시리즈로 넘어간 선수들의 대회 출전을 금지하고 있지만, DP 월드투어는 LIV 시리즈 선수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해 이번 대회에 리드를 비롯한 LIV 선수들이 다수 참가했다.
매킬로이는 17, 18번 홀 연속 버디로 짜릿한 1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는 4.5m 정도 거리에서 버디 퍼트를 넣고 환호했다.
리드는 이날 7타를 줄이며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매킬로이를 맹추격했으나 매킬로이의 마지막 홀 버디에 연장 기회를 얻지 못했다.
매킬로이는 "내가 치른 경기 가운데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다"며 "나 자신에 집중하는 동시에 리더보드에 누가 있는지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도 아닌 리드를 1타 차로 제쳐서인지 "평소보다 더 달콤한 우승일 것"이라고 기뻐했다.
이날 매킬로이가 맨 마지막 조에서 경기했고, 리드는 그 앞 조에서 4라운드를 치렀다.
왕정훈(28)은 8언더파 280타를 치고 공동 28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