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 생존' 수원 이병근 감독 "다시는 밑에서 놀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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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 생존' 수원 이병근 감독 "다시는 밑에서 놀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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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 이길 수 있다는 의지·간절함 더 필요…보강도 잘해야"

경기 지켜보는 이병근 감독
경기 지켜보는 이병근 감독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9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FC안양의 경기. 수원 삼성 이병근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2.10.29 [email protected]

(수원=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FC안양과 '연장 혈투'를 벌인 끝에 가까스로 프로축구 K리그1 잔류에 성공한 수원 삼성의 이병근 감독은 내년엔 이런 처지에 놓이지 않겠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이 감독은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안양과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마치고 "1-1이 됐을 때 선수들이나 저 자신도 두려움이 많았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준 덕분에 마지막에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기뻐했다.

수원은 이날 1-1로 맞서며 이어진 연장전 막바지 오현규의 결승 골이 터지며 2-1로 승리, K리그1 잔류를 확정 지었다.

사흘 전 적진 안양에서 0-0으로 비겼던 수원은 이날 전반 안병준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으나 후반 아코스티에게 동점 골을 내주고 평행선을 이어가다 오현규의 극장 골로 '생존 드라마'를 완성했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초반 하위권에 머물며 박건하 감독이 물러나고 뒤를 이어 친정팀 수원의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의 힘겨운 시즌도 웃음으로 마무리됐다.

"말 그대로 피를 말렸다"고 털어놓은 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연장전에 들어가서 포기하려는 모습이 제게는 많이 보였는데, 저도 선수들도 포기하고 싶을 때 팬들이 뒤에서 할 수 있다고 외쳐주신 덕분에 선수들이 깨어나고 한 발 더 뛸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수원은 후반에 사리치가 페널티킥을 실축하고, 연장전엔 전진우의 헤딩 슛이 크로스바를 맞히는 등 앞서갈 기회를 여러 차례 놓치며 천신만고를 겪었다.

이 감독은 "사리치가 연습 때 페널티킥을 3차례 찬 것이 다 들어가서 자신감이 있었기에 시도해보겠다고 한 것 같다. (실축으로) 생각하던 대로 경기가 돌아가지 않으니 긴장이 되고, 선수들이 다운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에 '할 수 있다, 같이 해 보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병근 감독과 포옹하는 오현규
이병근 감독과 포옹하는 오현규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9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FC안양의 경기. 수원 삼성 오현규가 경기가 끝난 후 이병근 감독과 포옹하고 있다. 2022.10.29 [email protected]

이어 해결사 오현규에 대해선 "교체를 해줄지 물어보기도 했는데, 이겨내겠다고 하더라. 결국 득점할 수 있는 건 최전방 공격수들이라고 생각하고 믿었다"며 "현규가 요즘 컨디션이 좋고 들소처럼 밀고 들어가는 힘이 있어서 그런 걸 원했는데, 드라마틱한 골을 넣어줬다"며 칭찬했다.

잔류로 '해피 엔딩'을 남기긴 했지만, K리그에서 4차례,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5차례 정상에 오르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까지 제패했던 인기 구단 수원이 강등의 갈림길에 선 건 구성원들이 곱씹어야 할 대목이다.

이 감독은 "다시는 이런 일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는 밑에서 놀고 싶지 않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이길 수 있다는 의지, 간절함이 더 필요하다. 동계훈련 때부터 바꿔봐야 할 것 같다. 선수단 보강도 잘해야 한다"며 "부족한 것을 내년엔 잘 채워서 팬들이 원하는 축구, 이기는 축구를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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