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개 훈련' 이승엽 두산 감독 "부족합니다…더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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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공개 훈련' 이승엽 두산 감독 "부족합니다…더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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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참고 견디면서 '반복 훈련'을 하다 보면 좋은 습관 생겨"

인터뷰 위해 이동하는 이승엽 감독
인터뷰 위해 이동하는 이승엽 감독

(이천=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이승엽 두산 베어스 신임 감독이 24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두산베어스파크에서 인터뷰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2.10.24 [email protected]

(이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반달곰 훈련복'을 입은 이승엽(46) 두산 베어스 감독은 특유의 사람 좋은 미소를 유지했지만, 눈매는 한결 날카로워졌다.

야구장 밖에서는 선수들의 사적인 고민까지도 들어줄 수 있지만, 그라운드 안에서는 '냉정'을 유지하겠다는 '감독 이승엽의 철학'이 표정에도 묻어나왔다.

이승엽 감독은 24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사령탑 부임 후 처음으로 '공개 훈련'을 했다.

그동안 집에서 출퇴근했던 그는 이날부터 선수단 숙소에서 묵는다. '24시간을 두산 선수단과 함께하겠다'는 의미다.

지난 18일 사령탑 취임식을 한 이승엽 감독은 19일부터 마무리 캠프를 지휘했다.

베테랑 선수들을 중심으로 면담을 하며 선수단과의 거리를 좁힌 이승엽 감독은 이제 훈련 강도를 높일 생각이다.

이 감독은 "나와 면담했던 선수 대부분이 '올 시즌에 실패했으니, 이제는 훈련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더라. 휴식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선수에게는 당연히 휴식을 줬다. 억지로 하는 훈련은 능률이 떨어진다"며 "선수들이 내게 직접 능력을 보여주면 그만큼 내년에 이 선수를 어떻게 활용하겠다는 계획이 선다. 마무리 훈련 참가 여부를 선수들이 정할 수는 있지만, 나는 선수들을 훈련장에서 조금 더 자주 보고 싶다"고 했다.

'자율'을 보장하면서도, 최선을 다해 훈련하는 선수에게는 조금 더 눈길을 주겠다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다.

첫 공개훈련 하는 이승엽 신임 두산 감독
첫 공개훈련 하는 이승엽 신임 두산 감독

(이천=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이승엽 두산 베어스 신임 감독이 24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두산베어스파크에서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2022.10.24 [email protected]

'국민타자'로 불리며 화려한 선수 생활을 한 이승엽 감독은 선수 시절 누구보다 훈련량이 많았다.

당연히 '자발적인 훈련의 효과'도 잘 알고 있다.

이승엽 감독의 마음을 읽은 두산 선수들이 꽤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외야수 김인태는 "이승엽 감독님이 첫 훈련에서 내 타격의 문제점을 짚어주셨다. 이걸 고치려고 닷새 동안 열심히 노력했는데 23일 SSG 랜더스와의 평가전에서 홈런을 쳤다. 감독님이 '바깥쪽 공을 밀어쳐서 좌중간으로 보내야 한다'고 강조하셨는데, 마지막 타석에서 좌중간으로 향하는 안타를 쳤다"며 "단 한 경기이고, 정식 경기도 아니지만 '노력하면 결과가 나온다'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인태는 23일 SSG와의 평가전에서 3타수 3안타(1홈런)를 쳤고, 이승엽 감독은 공개적으로 "김인태가 밀어쳐서 좋은 타구를 만들어낸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칭찬했다.

이승엽 감독은 '평가전 복기'를 통해 추구하는 야구의 방향도 소개했다.

이 감독은 "어제 양찬열이 안타와 볼넷으로 출루해 도루를 3개 성공했다"며 "나는 현역 시절 '크게 친 타자'였지만, 팀을 운영할 때는 세밀한 야구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훈련 지켜보는 이승엽 감독
훈련 지켜보는 이승엽 감독

(이천=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이승엽 두산 베어스 신임 감독이 24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두산베어스파크에서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왼쪽은 김한수 수석코치, 오른쪽은 조성환 수비코치. 2022.10.24 [email protected]

사실 이승엽 감독의 칭찬은 '많은 훈련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한 서문이다.

이 감독은 "바깥쪽 공을 밀어쳐서 안타로 만드는 건, 사실 기본이다. 하지만, 치열한 경기 중에 기본을 지키는 건 꽤 어려운 일"이라며 "머리보다는 몸이 기억해야 기본을 지킬 수 있다. 힘들어도 참고 견디면서 '반복 훈련'을 하다 보면 나쁜 버릇이 없어지고, 좋은 습관이 잡힌다"고 '반복 훈련'을 강조했다.

두산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시즌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이 부문 KBO리그 최다 연속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올 시즌은 9위로 마쳤다.

이승엽 감독은 "김태형 (전) 감독님이 8년 동안(2015∼2022년) 팀을 정말 잘 이끌어주셨다. 후임자로서 부담도 된다"고 말하면서도 "역시 야구는 오래 해야 한다. 빨리 떨어지면 남들이 축제를 즐길 때 훈련해야 한다. 우리가 마무리 훈련 때 더 집중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이어 "우승을 해야 만족할 수 있다. 타격 1위를 해도 2위를 하면 만족하지 못한다"며 "12월부터는 비활동 기간이다. 부상의 위험을 피할 수 있는 한, (11월 말까지 이어지는) 이번 마무리 캠프에서는 최대한 많이 움직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승엽 감독은 "아직 멀었습니다", "그건 프로의 기본입니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모두 '훈련의 필요성'을 역설하기 위한 추임새였다.

여기에 아직 이름을 알리지 못한 선수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도 던졌다.

이승엽 감독은 "모든 선수에게 똑같은 기회를 줄 것이다. 지금 마무리 캠프를 치르는 선수 중 상당수가 1.5군, 2군 선수들이다. 열심히 노력하고, 결과를 내면 누구나 1군에서 뛸 수 있다"며 "2군 생활은 당연히 힘들다. (2군 훈련장인) 이천이 아닌, (1군 홈) 잠실야구장에서 생활하려면 더 열심히 해달라. 열심히 할수록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독려했다.

훈련 지켜보는 이승엽 감독
훈련 지켜보는 이승엽 감독

(이천=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이승엽 두산 베어스 신임 감독이 24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두산베어스파크에서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2022.10.24 [email protected]

이제 이 감독은 수없이 '선택'을 해야 한다. 선수들에게는 당락(當落)이 걸린 문제다.

당장 내년 1월 중에는 2월 호주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선수를 정한다. 2023년 정규시즌이 개막하면 1군 엔트리(28명) 결정이, 일과가 된다.

그동안 자신에게는 엄격했지만, 타인에게는 관대했던 이승엽 감독에게는 무척 힘든 일일 수도 있다.

이승엽 감독은 "당연히 선택할 때는 힘들 것"이라며 "그러나 팀을 위해 누군가는 선택해야 한다. 나는 사심 없이 선택할 테니, 선수들도 냉정하게 판단했으면 한다"고 냉정하게 변할 자신의 모습을 예고했다.

물론 '선천적으로 따듯한 심성'마저 바꿀 수는 없다.

이승엽 감독은 "내가 봐도 나는 부드러운 사람"이라고 웃으며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자주 대화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나는 대화하는 것을 참 좋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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