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어느 팀이 더 급하냐고 따져보면 우리는 도전하는 입장이다. 두려움 없이 싸우겠다."
K리그2 플레이오프(PO)에서 경남FC와 비겨 창단 후 처음으로 1부 승격을 위한 승강 PO 올라선 FC안양의 이우형 감독의 시선은 이제 수원 삼성과 결전으로 향했다.
안양은 23일 홈인 안양종합운동장에서 단판으로 펼쳐진 경남과 하나원큐 K리그2 2022 PO 홈 경기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무승부 시 순위가 더 높은 팀이 상위 라운드로 진출하도록 이점을 준다. 이에 따라 안양은 1부리그 승격이라는 꿈을 이루기까지 단 하나의 관문을 남겨두게 됐다.
오는 26일과 29일 홈 앤드 어웨이로 이뤄지는 두 차례 승강 PO에서 K리그1 10위팀 수원과 맞붙는다.
이 감독은 "수원의 최근 경기력을 보면 상위 스플릿에 갈 팀인데 승강 PO에 왔다. 공략하기가 까다롭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원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승강 PO로 갔다는 것 자체에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라며 "그런 부분을 잘 파악해서 홈에서는 지지 않는 경기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가 가장 경계하는 선수는 수원의 스트라이커 오현규다. 이 감독은 '누구를 경계하냐'는 질의를 다 듣지도 않고 오현규의 이름을 불렀다.
이 감독은 "수원은 오현규, 안병준, 전진우 세 선수가 공격을 주도한다"고 진단했다.
이날 경기 전 이 감독은 지난해 대전하나시티즌과 PO 경기를 곱씹으며 무승부보다는 승리를 노리는 '공격 축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구단 사상 최고 성적인 정규리그 2위로 PO로 직행, 3위 팀 대전을 만난 안양은 1-3으로 역전패해 승강 PO를 눈앞에 두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무승부 어드밴티지'만 믿고 소극적으로 '지키는 축구'를 하다가 역전패했다고 본 이 감독은 취재진에 "비겨서 승강 PO에 갈 생각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었다.
그 말처럼 줄기차게 이어진 안양의 공세에 경남은 한 골이 절실해진 경기 막판에도 공격 기회를 많이 가져오지 못했다.
오히려 조나탄, 아코스티 등 안양 공격수들의 슈팅을 막아내는 데 급급해졌다.
이 감독은 "후반 시작하기 전 선수들에게 강한 압박, 빠른 전진 속도 등 부분에서 준비한 대로 하지 않는다고 질책했다"며 "골이 나왔으면 좋겠지만 선수들이 도전적으로 전진한 건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3년 만에 1부리그 복귀를 노렸지만, 결국 PO 단계에서 무산된 경남의 설기현 감독은 오히려 후련한 표정이었다.
설 감독은 "선수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한 경기였다"며 "안양이 워낙 좋은 팀이었다. 수원과도 싸워볼 만 한 경쟁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막판에도 힘을 빼지 않고 몰아친 안양의 전략에 고전했다고 진단했다.
설 감독은 "확실히 우리보다 위에 있는 이유를 보여줬다. 찬스를 내려고 해도 오히려 우리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준PO 진출 자체부터 쉽지 않았다.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기대 이상"이라며 "시즌 중 어려움이 많아 여기까지 올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했는데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안양이 (승강 PO에서) K리그2를 대표해 경쟁력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덕담도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