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무대에서 맹활약하다가 올해 미국으로 무대를 옮겨 첫 시즌 막바지를 보내는 최혜진(23)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안착했다.
KLPGA 투어에서 10승을 올리고, 2018∼2020년 3년 연속 대상을 차지한 그는 지난해 12월 LPGA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를 공동 8위로 통과하며 이번 시즌 데뷔했는데, 24개 대회 중 9차례나 톱10에 들며 신인왕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에서 개최되는 유일한 LPGA 투어 대회인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20∼23일)이 열리고 있는 강원도 원주의 오크밸리 컨트리클럽에서 만난 최혜진은 미국 생활에서 가장 좋은 점이 '골프 환경'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도 좋을 때가 있으나 잘 따라주지 않을 때도 꽤 있는데, 미국에서는 웬만하면 연습하기에 문제가 없는 환경이라서 좋다"며 "연습장이 다 코스 안에 있고, 제한도 적다. 하고 싶은만큼 언제든 할 수 있고, 코스도 월·화요일 오픈 해주면 나가고 싶을 때 나갈 수 있다"고 귀띔했다.
좋은 환경에서 최고의 무대를 누비며 성장하는 그에게 LPGA 투어 데뷔 첫 승의 기회도 있었으나 아직은 한 끗이 부족하다. 8월 CP 여자오픈의 준우승이 현재까진 최고 성적이다.
최혜진은 "올해 첫해이기도 하다 보니 대회를 많이 나가려고 했다. 감이 좋지 않을 때는 연습을 통해 살리기도 해야 하는데, 대회에 연달아 나서면서 그런 부분에선 부족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또 "미국에서 처음 뛰다 보니 이동의 어려움을 크게 예상하지 못했는데, 확실히 한국보다는 어려움이 있다. 그런 영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혜진은 이동이나 언어 등 미국 생활에 대해 흔히 우려하는 부분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진출을 고려하는 동료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신인으로 오더라도 주변에 한국 선수가 많아서 이동 등과 관련해 많이 물어보며 도움을 얻을 수 있고, 적응도 빨리할 수 있다. 일정도 잘 짜면 나쁘지 않다"며 "언어도 아직은 부족하지만, 계속 노력하려고 한다. 투어 다니는 데는 크게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KLPGA 투어 시즌을 마친 뒤 올해는 LPGA 투어 대회에만 출전하다가 모처럼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를 통해 팬들을 만난 건 최혜진에게 남은 시즌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한국에선 팬들이 많이 응원해 주셔서 잘 안 풀릴 때도 힘을 낼 수 있었는데, 미국에서는 그런 부분이 아쉽기도 하다. 외국 선수라서 그런 느낌을 더 많이 받는지도 모르겠다"고 전한 그는 "오랜만에 한국에서 경기하니 좋았을 때의 기억도 나고 전체적으로 좋다"며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