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왜 이겼는지 모르겠지만, 이기니 좋네요."
프로농구 신생팀 고양 캐롯의 김승기 감독이 홈에서 첫 2연승을 달린 뒤 옅은 미소를 지었다.
캐롯은 2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89-82로 이겼다.
4쿼터 한때 LG에 77-76, 1점 차로 추격을 당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디드릭 로슨(20점 8리바운드), 전성현(19점), 이정현(17점 5리바운드) 등의 활약으로 시즌 2승째(1패)를 따냈다.
김승기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한 경기 한 경기 이기기가 힘이 들다"며 "아직 좋지 않은 부분이 많이 나온다. 그런 부분을 없애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창단한 캐롯을 이끄는 김 감독이 보기에는 아직 만족스러운 모습 보다 고쳐야 할 것들이 한참 많다. 승리하고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특히 이정현을 혹독하게 트레이닝하는 김 감독은 "정현이가 빨리 한 단계 넘어서야 한다. 오늘도 경기를 정리해 끝내야 하는 상황에서 상대가 쫓아오게 했고, 무리한 플레이로 실수도 나왔다. 그런 게 나오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쁜 버릇들을 다 고쳐야 좋은 플레이가 나온다"며 "안양 KGC인삼공사를 처음 맡았을 때도 그랬다. 그때는 멤버가 워낙 좋았지만, 지금은 모든 농구인이 봐도 그렇게 좋지는 않다. 나쁜 부분을 고쳐야 한다"고 거듭했다.
그러면서 "세 경기를 치러 두 경기에서 이겨줬으니, 더 빨리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팀을 새롭게 세워가는 과정에서 로슨과 데이비드 사이먼 등 외국인 선수들이 제 몫을 해주는 건 큰 힘이 된다.
"내가 원래 외국인 선수를 잘 뽑는다"며 웃은 김 감독은 "외국인 선수를 잘 뽑아서 국내 선수들도 '이게 되네. 이길 수 있네'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분위기가 좋고 자신감이 올라가고 있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떠나 자신감이 올라가다 보면 계속해서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승리로 팀을 단독 2위(2승 1패)에 올려놓은 김 감독은 1라운드 '올인'을 선언했다.
그는 "1라운드에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 여기서 처지면 나중에 치고 올라갈 확률이 10%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1라운드는 총력전이다. 4∼5승은 챙겨야 다음 라운드에 뭐라도 할 수 있다. 선수층은 두껍지 않지만 지금 있는 선수들을 많이 뛰게 하고 2라운드부터 체력 안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패배를 떠안은 LG 조상현 감독은 잦은 실수로 상대에 경기를 내줬다고 평가했다. LG는 이날 17개(캐롯 13개)의 턴오버를 범했다.
조 감독은 "우리가 자멸했다"며 "이기고 있을 때 치고 나갔어야 하는데 턴오버 17개가 나왔다. 속공 처리 능력이 말끔하지 못했다"고 아쉬운 점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