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미국과 인터내셔널 팀의 남자 골프 대항전 프레지던츠컵에서 혼자 3승을 책임진 김시우(27)가 전(前) 세계 랭킹 1위 저스틴 토머스와 맞대결 승리에 기쁨을 드러냈다.
김시우는 26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 마지막 날 싱글 매치플레이 토머스와 경기에서 1홀 차 승리를 거뒀다.
특히 15번 홀에서 김시우는 약 3m 퍼트를 넣고서는 손가락으로 조용히 하라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미국 홈 팬들 앞에서 '입을 다물라'는 듯한 도발적인 김시우의 동작에 다음 홀로 이동하던 토머스의 표정이 굳어지는 모습이 TV 중계 화면에 비쳤다.
또 이날 경기 9번 홀에서는 토머스가 약 1m 퍼트를 넣고서는 '이 정도 거리에 컨시드를 주지 않느냐'는 듯한 표정을 김시우 쪽을 향해 지어 보이는 등 두 선수의 신경전이 팽팽했다.
마지막 18번 홀 버디로 1홀 차 승리를 거둔 김시우는 "토머스와 맞대결하게 됐을 때 처음엔 솔직히 두려웠다"며 "월드골프챔피언십 때 매치플레이를 했는데 그때 13번 홀에서 졌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토머스는 한때 세계 1위에도 올랐고, 이번 대회에서도 전날 경기까지 4전 전승을 기록 중이었지만 김시우에게 일격을 당했다.
그는 "그래도 어제 (김)주형이와 플레이하며 패트릭 캔틀레이와 잰더 쇼플리를 이겼고, 자신감을 찾아 오늘도 내 플레이에만 집중하자고 생각한 것이 주효했다"고 승리 비결을 짚었다.
김시우는 "계속 끌려가는 경기여서 힘들었지만, 최대한 집중하고 화내지 않으려고 했다"며 "특히 15번 홀에서 토머스가 먼저 퍼트를 넣고 세리머니 하는 것을 보며 나도 기세를 올리려고 세리머니를 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자평했다.
프레지던츠컵 데뷔전에서 2승 1패로 선전한 이경훈(31)도 이날 빌리 호셜을 3홀 차로 제압했다.
이경훈은 "상대가 강한 선수였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며 "정말 이기고 싶어서 집중한 것이 승리 요인"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어제 승리한 것이 다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또 오늘 싱글 매치에서 이긴 것도 잊을 수 없을 것 같고, 굉장한 한 주였다"고 즐거워했다.
김시우, 이경훈 외에 임성재(24), 김주형(20)까지 네 명의 한국 선수가 인터내셔널 팀의 주축으로 활약했지만 올해 프레지던츠컵에서도 미국이 17.5-12.5로 승리, 최근 9연승을 내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