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역할에만 집중하라'는 허문회 감독, 롯데를 바꿨다

뉴스포럼

'자신 역할에만 집중하라'는 허문회 감독, 롯데를 바꿨다

메이저 0 489 2020.05.13 09:32
                           


'자신 역할에만 집중하라'는 허문회 감독, 롯데를 바꿨다

지난해 최하위 롯데, 개막 초반 5승 1패 돌풍







(부산=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지난 12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허문회 감독은 경기 전 잠시 선수단과 미팅을 가졌다.

허 감독은 이 자리에서 선수들에게 "지금 너무 잘 즐기고 있다"고 칭찬했다.

개막 5연승을 달리던 선수들에게 잘해서가 아니라 즐기는 모습이 좋았다고 칭찬한 것이다.

롯데는 이날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에 6-11로 패해 개막 6연승이 좌절됐다.

2주 자가격리에 들어간 아드리안 샘슨을 대신해 임시 선발로 나선 장원삼이 3이닝 5실점으로 일찍 무너진 것이 패인이었다.

장원삼은 원래 등판하기로 했던 지난 9일 사직 SK 와이번스전 등판이 비로 취소됐기에 그냥 2군으로 돌려보내도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허 감독은 21년 만의 개막 6연승이 걸린 중요한 경기에서 장원삼에게 마운드를 맡겼다.

장원삼을 추천한 2군 코치진과 1군 기회를 잡기 위해 땀을 흘리는 2군 선수들을 존중한다는 메시지였다.

경기 초반 0-5로 스코어가 크게 벌어졌지만, 롯데는 두산 1선발 라울 알칸타라를 상대로 끈질긴 추격전을 이어갔다.

알칸타라는 승리투수가 되긴 했지만 5이닝 동안 안타를 12개나 허용하며 4실점으로 진땀을 흘렸다.

롯데는 패색이 짙은 9회 말 마지막 공격에서도 볼넷 2개와 안타 1개로 1점을 만회했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놓지 않은 롯데는 실책 없이 경기를 마쳤다.

올 시즌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허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매일 선수들에게 현재 자기 일에만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줬다.

야수는 타석과 수비에서, 투수는 마운드에서 자신의 역할에만 집중하면 승리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허 감독은 선수들이 눈치 보지 않고, 자기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허 감독 스스로 수직관계를 최소화하고 권위 의식 없이 선수와 호흡하면서 팀 문화를 바꿨다.

정훈은 "감독님께선 선수들을 존중해주신다. 나는 주전급이 아닌데도 대우를 해주시고, 존중받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사실 주전 선수도 아닌 저 같은 선수가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들기가 쉽지 않다"며 "감독님 덕분에 팀의 중고참으로서 더욱 의지를 갖고 열심히 하게 된다"고 전했다.

정훈은 올 시즌 타율 0.409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선수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뛴다는 생각이 자리를 잡자, 즐기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허 감독은 "이기고 지는 것은 그 후의 문제다. 승패에 연연하지 않게 하려고 한다"며 "처음에는 선수들도 반신반의했지만 지금 선수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고 야구장에서 잘 뛰어놀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투지와 근성을 강조했던 예전 사령탑들과는 결이 다른 허 감독이 이끄는 롯데가 과연 올 시즌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email protected]

(끝)











Comments

번호   제목
71615 "씨름하는 농구 누가 보겠나" 김효범 감독, KBL 재정위 회부 농구&배구 2024.10.30 870
71614 'AFC 지도자상' 박윤정 "선수들에게 도움 되는 지도자 될 것" 축구 2024.10.30 928
71613 손흥민, AFC '올해의 국제선수' 4번째 수상…박윤정 지도자상 축구 2024.10.30 918
71612 지티에스 골프, 아이포스트와 스마트 사물함 설치 업무 협약 골프 2024.10.30 930
71611 이정현·이현중 등 2025 아시아컵 예선 농구 대표팀 12명 확정 농구&배구 2024.10.30 868
71610 프로축구선수협, 내달 14일 여자 실업 WK리그 시상식 열기로 축구 2024.10.30 927
71609 'KIA 타이거즈 한국시리즈 우승 기념' 광주 관광상품 할인 야구 2024.10.30 933
71608 호랑이 군단 포효, 광주 골목경제 활력에도 기여(종합) 야구 2024.10.30 922
71607 선발요원 임찬규 발탁…류중일 감독 "구속 상승·최근까지 등판"(종합) 야구 2024.10.30 339
71606 이원석 실수에 삼성 김효범 감독 "더는 웃고 넘길 수 없지 않나" 농구&배구 2024.10.30 289
71605 송교창·최준용·허웅 없이 이기는 KCC, 비결은 '실책 3개' 농구&배구 2024.10.30 278
71604 블랑코 KB 감독대행 "우린 미완성…황택의 돌아오면 큰 도움" 농구&배구 2024.10.30 282
71603 [프로농구 서울전적] KCC 77-73 삼성 농구&배구 2024.10.30 288
71602 [프로농구 중간순위] 29일 농구&배구 2024.10.30 282
71601 정몽규 회장 "FIFA 회장, 감독 선임 논란 이해 안 된다고 해" 축구 2024.10.30 344
리그별 팀순위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