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영건' 이영하, 김원형 코치·유희관 도움 속에 커브 연마
시속 150㎞ 넘나드는 직구 갖춘 이영하, 느린 커브 장착 중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속도'를 앞세워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토종 선발 자리에 올라선 이영하(23)가 느린 커브 장착에 힘쓴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직구와 130㎞대 포크볼, 슬라이더를 던지는 이영하가 이제 '속도 조절'에 나선다.
조력자는 있다. 구속 조절에 능한 베테랑 유희관(34)과 현역 시절 커브의 달인으로 불렸던 김원형(48) 두산 투수코치가 이영하 옆에서 '느린 커브' 장착을 돕는다.
유희관은 22일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취재진과 만나 "이영하에게 '넌 왜 두산 선수가 늘 양현종(KIA 타이거즈)과 김광현(SK 와이번스)을 닮고 싶다는 말만 하는가'라고 농담했더니, 최근에 내 얘기를 하더라"라고 웃었다.
실제 최근 이영하는 "직구와 상대적으로 구속이 빠른 변화구만 던지다 보니, 타자들과의 수 싸움이 쉽지 않다"며 "유희관 선배께 느린 커브를 배우고 있다. 잘 배워서 많이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유희관은 농담을 섞어 말했지만, 이영하는 유희관의 도움에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이영하는 지난해에도 커브를 가끔 던졌다. 하지만 구사율이 2%였다. 아주 가끔 포수 사인이 나오면 던지는 수준이었다.
커브 구사를 두려워하는 이영하에게 '커브를 던져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 이는 김원형 코치다.
김 코치는 "이영하처럼 직구, 슬라이더, 포크볼을 던지는 투수가 커브를 조금 더 보여주면 효과가 커진다. 타자와 '타이밍 싸움'을 할 때 한결 수월할 것이다"라며 "지금 당장 '커브볼러'가 되라는 게 아니다. 2020시즌에는 '이영하가 커브를 던진다'라는 걸, 타자들이 인식하면 성공이다"라고 말했다.
이영하는 자체 평가전과 LG 트윈스와의 연습경기에서 구속을 96㎞까지 낮춘 커브를 던졌다.
아직은 손에 익히는 과정이다. 그러나 벌써 최고 시속 151㎞의 직구를 던진 이영하가 시속 100㎞의 커브를 던진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경험 많은 코치, 선배의 조언과 도움 속에 영건 이영하는 더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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