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 헤난·요시하라 감독의 다른 선수 기용…몰빵 아닌 전술(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과 여자부 흥국생명이 2025-2026시즌 V리그에서 외국인 사령탑 영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한국 무대에서 첫해를 보내는 헤난 달 조토(66) 대한항공 감독과 요시하라 도모코(56) 흥국생명 감독이 상위권 경쟁을 주도하며 포스트시즌 진출 기대를 부풀리고 있는 것.
헤난 감독이 이끄는 대한항공(승점 45·15승 7패)은 2위 현대캐피탈(승점 44·14승 8패)을 제치고 남자부 선두를 달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주축 공격수인 정지석과 임재영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기 전까지 파죽의 10연승을 달리며 독주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2024-2025시즌 통합우승을 이끌었던 '배구 여제' 김연경의 은퇴 공백에도 올 시즌 하위권 추락 예상을 깨고 여자부 3위로 봄배구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현재 3위인 흥국생명(승점 41·13승 10패)은 2위 현대건설(승점 42·14승 9패)을 승점 1차로 추격 중이어서 2위도 넘볼 기세다.
대한항공과 흥국생명의 공통점은 두 사령탑 모두 V리그를 처음 경험하는 데도 뛰어난 리더십을 앞세워 상위권에서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 컵대회 우승과 정규리그 1위,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라는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던 현대캐피탈의 필립 블랑 감독에게 자극받은 대한항공이 올 시즌 앞두고 새롭게 영입한 헤난 감독은 브라질 남자배구 대표팀 사령탑 경력의 명장(名將)이다.
헤난 감독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브라질 남자대표팀을 지휘하며 2019년 월드컵 우승과 2021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우승, 2023년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권 확보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
그는 대한항공 지휘봉을 잡은 후 작년 9월 컵대회에선 임재영, 서현일, 김준호, 강승일 등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우승을 일구며 3관왕 목표를 향해 첫 단추를 잘 끼웠다.
통 큰 스타일의 지도력을 보여주는 그는 상대팀 전력 분석을 통한 맞춤형 전술과 선수 기용으로 소속팀 선수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작년 10월 31일 우리카드전에서 외국인 주포 카일 러셀(등록명)이 부진해 보이자 러셀을 빼고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갓 제대한 임동혁을 전격 기용해 3-1 역전승을 견인했다.
이어 지난 16일 KB손해보험과 원정경기에선 주전 리베로 이가 료헤이(등록명 료헤이) 대신 4년 차 백업 리베로 강승일을 선발로 투입해 3-1 승리를 지휘하기도 했다.
헤난 감독은 좀처럼 주전 리베로를 바꾸지 않는 관행을 깬 것과 관련해 "브라질 대표팀 감독으로 오래 생활하면서 고참 선수는 물론 어린 선수들도 꾸준히 발굴해 어우러지게 함으로써 성적을 내는 것도 감독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베테랑 세터 한선수, 미들 블로커 김규민, 료헤이를 젊은 세터 김관우와 미들 블로커 김민재, 최준혁, 리베로 강승일의 멘토로 각각 지정해 동반 성장하도록 돕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성장 배구'의 대명사인 요시하라 흥국생명 감독도 헤난 감독과 지휘 스타일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일부 선수에게 공격을 전담케 하는 '몰빵 배구' 대신 상황에 따른 맞춤형 전술로 선수를 기용하는 게 요시하라 감독의 특징이다.
요시하라 감독은 지난 18일 IBK기업은행과 경기 4세트에 외국인 주포 레베카 라셈(등록명 레베카)을 과감하게 빼고 문지윤을 기용하는 승부수로 3-2 승리를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중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술 다양화로 여자부 7개 구단 중에서 주전들이 가장 고른 공격 분포를 보인다.
요시하라 감독은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일본 프로 리그의 명문 구단 JT 마블러스 사령탑을 맡아 아홉 시즌 동안 리그 우승 2회, 준우승 3회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특히 2015-2016시즌에 팀의 1부 승격을 견인했고, 2023-2024시즌은 정규리그 전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V리그에서 상위권 돌풍을 일으키는 헤난 감독과 요시하라 감독이 어떤 성적표로 이번 시즌을 마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