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돔 데뷔전' 무실점 정우주 "오늘 경기로 더 자신감 생겨"(종합)
(도쿄=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 K베이스볼 시리즈 대한민국과 일본의 평가전. 1회초 대한민국 선발투수 정우주가 역투하고 있다. 2025.11.16 [email protected]
(도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한국 야구의 미래인 정우주(19·한화 이글스)가 도쿄돔 데뷔전에서 일본 타자를 완벽하게 찍어 눌렀다.
정우주는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K-베이스볼 시리즈 일본과 두 번째 경기에 선발로 등판, 3이닝 53구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올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신인 정우주는 정규시즌 활약을 앞세워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난 9일 체코전에서 1⅓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대표팀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치른 그는 이날 일본전에 깜짝 선발로 예고됐다.
그리고 1회부터 최고 시속 154㎞ 강속구를 앞세워 일본 타자를 차례대로 돌려세웠다.
(도쿄=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 K베이스볼 시리즈 대한민국과 일본의 평가전. 2회초 무사 1루 일본 니시카와의 투수 앞 땅볼타구를 잡은 투수 정우주가 2루를 향해 송구하고 있다. 정우주의 송구 실책으로 주자 1,2루 위기 상황. 2025.11.16 [email protected]
정우주는 1번 타자 무라바야시 이쓰키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한 뒤 노무라 이사미와 모리시타 쇼타를 연속 삼진 처리했다.
정교한 타격을 자랑하는 일본 타자들은 정우주의 강속구에 밀려 파울 타구를 만드는 게 고작이었다.
정우주와 소속팀 한화에서 호흡을 맞춘 이날 선발 포수 최재훈은 상대 타자가 빠른 공을 기다리고 있을 때 연달아 결정구 슬라이더를 요구해 삼진을 솎아내는 리드를 보여줬다.
1회를 마친 뒤 잠시 미소를 보인 뒤 곧바로 '포커페이스'를 되찾았던 정우주는 2회 위기를 맞았다.
(도쿄=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 K베이스볼 시리즈 대한민국과 일본의 평가전. 3회초 대표팀 선발투수 정우주가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뒤 미소 짓고 있다. 2025.11.16 [email protected]
선두타자 마키 슈고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니시카와 미쇼에게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으나 스스로 2루에 악송구해 무사 1, 2루에 몰렸다.
일본 벤치는 희생 번트로 주자를 2, 3루로 옮겼고, 정우주는 사사키 다이를 2루수 직선타로 처리했다.
그리고 이시카미 다이키를 주 무기 하이 패스트볼로 삼진 처리해 스스로 불을 껐다.
3회에도 마운드에 올라간 정우주는 이소바타 료타를 삼진, 무라바야시와 노무라를 연달아 뜬공으로 정리하고 이닝을 끝냈다.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는지 잠시 미소를 보였던 정우주는 곧바로 표정을 정리하고 무표정하게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한국 타선이 3회말 공격에서 3점을 뽑은 덕분에, 정우주는 3-0으로 앞선 4회초 시작과 동시에 오원석(kt wiz)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일본 타자를 상대로도 구위가 통한다는 것을 입증한 정우주는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서는 한국 야구대표팀의 든든한 카드가 됐다.
정우주는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마지막까지 무척 좋은 경험한 것 같아서 정말 기쁘다. 정말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컨디션이 무척 좋다고 생각하고 마운드 올라갔는데, 아직 체력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느꼈다. 잘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숙제도 확인했다.
(도쿄=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 K베이스볼 시리즈 대한민국과 일본의 평가전. 1회초 대한민국 선발투수 정우주가 역투하고 있다. 2025.11.16 [email protected]
정우주는 일본 타자들의 이름값에 눌리지 않고 씩씩하게 자기 공을 던졌다.
그는 "다 처음 보는 타자들이라 사실 압박감은 없었다"며 오히려 "잘 던져야 한다는 책임감과 부담이 있었다"고 했다.
이날 호투로 경쟁력을 입증한 정우주는 내년 WBC 마운드를 겨냥한다.
그는 "당연히 대표팀에 승선하는 게 첫 번째 목표고, 승선해서도 팀에 도움이 되도록 남은 시간 잘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또 좁은 스트라이크 존으로 한국 투수들을 애먹인 주심에 대해서는 "국제대회는 심판이 어떤 존을 선호하는지 파악을 빨리 해야 할 것 같다. 저는 구석구석 던지는 투수가 아니라 공격적인 투구가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 정우주는 '일본 타자에게도 통한다'는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소득이다.
그는 "원래 자신감은 있었는데 검증은 안 됐었다. 오늘로 더 자신감을 갖고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미소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