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전 차량에 교통사고를 당해 장애인이 된 전 프로축구 선수 유연수(왼쪽)가 30일(한국시간) 2024 파리 패럴림픽 사격 종목이 열린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를 방문해 경기를 지켜본 뒤 한국 대표팀 선수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샤토루[프랑스]=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던 골키퍼 유연수(26)는 2022년 10월 18일,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팀 동료들과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음주 운전 차량에 교통사고를 당해 수술대에 올랐다.
유연수는 일어서지 못했다. 사고 후유증으로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지체 장애인이 됐다.
세계 최고의 골키퍼가 되겠다는 꿈은 송두리째 사라졌다.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좌절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재활치료를 하며 다양한 일을 끝없이 도전했다.
그리고 다시 승부의 세계로 돌아왔다.
장애인 체육에 도전하겠다고 마음 먹은 유연수는 여러 종목에서 러브콜을 받았고, 그중 사격을 선택했다.
최근 2028 로스앤젤레스 패럴림픽 출전을 목표로 장애인 사격 기초 훈련을 시작한 유연수는 2024 파리 패럴림픽 사격 종목이 열리는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를 찾았다.
그는 30일(한국시간) 파리 패럴림픽 사격 메달 레이스 첫날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보며 의지를 불태웠다.
모든 경기를 지켜본 유연수는 취재진과 만나 "사격은 마지막 한 발로 결과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스포츠"라며 "열심히 훈련해서 2028 로스앤젤레스 패럴림픽 무대를 밟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격 종목을 택한 이유에 관해선 "몸이 좋은데 왜 사격을 하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골키퍼는 순간 집중력이 매우 중요한 포지션인데, 사격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유연수가 새로운 꿈을 키우는 데에는 아버지 유웅삼(58)씨의 조력이 컸다.
이날 경기 현장에 함께 온 유웅삼씨는 "사고 후 생업으로 했던 개인택시를 잠시 세워두고 아들만 봤다"며 "아들이 조금씩 변화하고 희망을 갖는 모습에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그저 아버지로서 한없이 응원할 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