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가 FC서울과의 '김기동 더비'에서 대승을 거두고 코리아컵 준결승에 진출했다.
박태하 감독이 지휘하는 포항은 17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8강전에서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서울을 5-1로 물리쳤다.
지난해 우승팀 포항은 코리아컵 2연패이자 통산 단독 최다 6번째 우승까지 2승만을 남겨뒀다.
김 감독이 지난해까지 포항을 지휘한 터라 더욱 관심이 쏠린 경기였다.
올 시즌 김 감독은 친정인 포항을 상대로 1승도 지휘하지 못했다. 이날까지 리그(1무 1패) 성적을 포함해 공식전 1무 2패를 기록 중이다.
서울은 2선에서 영향력을 높여가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의 제시 린가드가 직전 리그 경기에서 입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4주간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이날 뛰지 못한 게 아쉬웠다.
포항은 전반 추가시간 스트라이커 이호재의 집중력이 빛난 골로 앞서나갔다.
문전에 있던 이호재는 허용준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자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지체 없이 오른발로 슈팅해 선제골을 뽑았다.
포항은 후반 20분 홍윤상의 다이빙 헤더를 서울 골키퍼 백종범이 쳐내자 골대 오른쪽에서 도사리던 오베르단이 오른발 슈팅을 날려 2-0으로 달아났다.
후반 초반 일류첸코, 조영욱을 잇달아 투입하며 앞선에 힘을 준 서울은 실점 2분 만에 만회골을 넣었다.
강성진이 오른쪽에서 시도한 크로스성 킥이 포항 수비수 전민광의 발을 맞고 골대로 들어갔다. 이는 전민광의 자책골이 아닌 강성진의 골로 기록됐다.
그러나 포항이 후반 32분 정재희의 원더골로 승기를 굳혔다.
정재희는 골 지역 왼쪽에서 날카롭게 휘어들어 가는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골대 오른쪽 상단 구석에 꽂았다.
여기에 후반 36분 교체 투입된 조르지가 다이빙 헤더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올 시즌 지독한 골 불운에 시달리던 조르지의 첫 필드골이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정재희가 오른쪽 사각에서 오른발로 강하게 슈팅해 5-1 승리에 쐐기를 박고 멀티골을 기록했다.
정식 사령탑이 나란히 공석인 울산 HD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대결에서는 울산이 이겼다.
울산은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전반 27분 터진 김민준의 골을 끝까지 지켜 인천을 1-0으로 물리쳤다.
김민우가 왼쪽에서 넘긴 컷백을 김민준이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해 인천 골대를 갈랐다.
김천 상무에서 군 생활을 하고 최근 울산으로 돌아온 김민준의 복귀골이다.
여름에 강원FC를 떠나 울산 유니폼을 입은 스트라이커 야고는 이날 선발 출전하며 울산 데뷔전을 치렀다.
야고는 후반 추가시간 인천 골대를 갈랐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골이 취소돼 아쉬움을 삼켰다.
울산은 팀을 이끌던 홍명보 감독이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오르면서 이경수 수석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로 경기를 치르는 중이다.
조성환 감독이 성적 부진에 자진해서 물러난 인천 역시 변재섭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고 있다.
폭우가 내린 김포 솔터축구장에서는 제주 유나이티드가 후반 47분에야 터진 유리 조나탄의 결승골로 K리그2(2부) 김포FC에 1-0 승리를 거둬 준결승에 진출했다.
제주는 2년 연속 4강에 올랐다.
김포는 역대 최고 성적을 낸 데에 만족해야 했다. 종전 최고 성적은 지난해 16강까지 오른 것이다.
광주FC는 홈인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K리그2 성남FC와 연장 접전 끝에 3-2로 겨우 승리했다.
광주는 전반전 신창무의 멀티골로 2-0으로 앞서나가 여유롭게 승리를 거머쥐는 듯했으나 후반 44분 이중민, 48분 후이즈에게 잇따라 실점해 연장전으로 끌려갔다.
광주의 장신 스트라이커 빅톨이 연장 후반 15분 오른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타점 높은 헤더로 마무리해 결승골을 뽑았다.
이로써 광주는 창단 14년 만에 처음으로 코리아컵 준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 대진은 추첨으로 결정된다.
◇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8강전 결과(17일)
포항 스틸러스 5(1-0 4-1)1 FC서울
울산 HD 1(1-0 0-0)0 인천 유나이티드
제주 유나이티드 1(0-0 1-0)0 김포FC
광주FC 3(2-0 0-2 <연장> 0-0 1-0)2 성남F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