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훈의 골프확대경] 톱스타 불참에 코로나19 악재 겹친 PGL
매킬로이 등 정상급 선수 불참 선언…코로나19는 정상 출범에 장애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대항마로 떠올랐던 프리미어 골프 리그(PGL) 돌풍이 '찻잔 속 태풍' 신세가 될 전망이다.
PGL은 세계 최고의 선수 48명에게만 문호를 개방하고 대회마다 PGA투어 메이저대회보다 더 많은 우승 상금과 컷 없는 3라운드 대회 등 달콤한 과실을 내걸어 정상급 선수들을 유혹했다.
하지만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욘 람(스페인), 브룩스 켑카(미국) 등 현역 세계랭킹 1∼3위 선수들이 줄줄이 불참을 선언하는 등 정상급 선수 유치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
일찌감치 불참 의사를 밝힌 매킬로이와 달리 PGL의 영입 제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켑카가 돌아선 것은 PGL에는 작지 않은 타격으로 보인다.
타이거 우즈, 필 미컬슨(이상 미국)이 여전히 "생각해보겠다"는 입장이라지만, 대세는 기울었다는 분석이다.
PGA투어와 오랜 인연을 이어온 우즈와 미컬슨의 태도는 지금 당장은 참여 쪽보다는 불참 쪽에 더 무게가 실린 것이라는 관측이다.
우즈는 이미 PGL의 돈줄로 알려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대회 출전도 고사한 바 있다.
제이 모나한 PGA투어 커미셔너가 대외적으로는 강경한 대응을 천명하면서 우즈를 비롯한 거물급 선수들을 따로 만나서 PGA투어와 함께 가자는 설득을 꾸준히 해낸 것도 선수들의 동요를 조기에 차단했다.
이처럼 정상급 선수를 끌어오는데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PGL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대형 악재까지 겹쳤다.
PGL은 2022년 1월 출범 예정이다.
아직 2년가량 준비할 시간이 있지만, 코로나19라는 커다란 변수는 2년 후 PGL의 정상적인 출범에 장애가 될 것으로 골프계는 보고 있다.
선수, 방송사, 그리고 골프 대회 후원 기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PGA투어가 올해와 내년 일정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PGA투어의 행보와 전략에 따라 대응해야 하는 PGL의 선택지가 더 좁아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현재 진행형인 코로나19 사태가 세계 경제에 엄청난 불확실성을 초래했다.
기업의 투자가 움츠러들게 마련이다.
한 골프 비즈니스 마케팅 전문가는 "불확실성이 커졌다. 불확실성이 커지면 대개 익숙한 곳에 돈을 쓴다"면서 "PGL의 출범에 돈을 댈 기업은 당분간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PGA투어와 거액의 중계권료 계약을 마친 기존 방송사와 대항하려던 방송사 역시 세계적인 실물 경제 위축을 예상하고 PGL과 계약은 뒤로 미룰 수밖에 없다.
PGA투어를 마이너리그로 만들지도 모른다는 PGL의 야심에 찬 계획은 당분간 이뤄지기 힘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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