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5차전에서 최원태(25)는 야구 인생의 가장 큰 시련과 마주했다.
4-2로 앞선 9회말 등판해 무사 1, 3루에서 김강민에게 끝내기 역전 3점 홈런을 내준 것이다.
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릴 6차전을 앞두고 만난 최원태는 "경기 끝나고 식사 시간에 도저히 밥을 못 먹겠더라. 방에 들어가서 혼자 유니폼을 입은 채 있는데 울컥했다. 그렇지만 다시 경기 나가야 하니 마음을 다잡았다"고 절망스러웠던 시간을 떠올렸다.
5차전이 끝난 뒤 키움 선수단은 모두 최원태를 위로했다.
홍원기(49) 키움 감독은 "여기까지 와준 최원태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고, 주장 이용규는 단체 대화방에서 "내일 이기면 된다. 다들 힘내자"고 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최원태는 "정말 감사하고 진짜 힘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감독님과 코치님,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최원태는 이날도 불펜에서 대기한다.
그는 "오늘은 어제보다 컨디션이 좋다. 오늘 다시 나가게 된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인천=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7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6회말 키움 선발투수 안우진이 역투하고 있다. 2022.11.7 [email protected]
5차전 선발 투수였던 안우진(23)은 개인 성적만 놓고 보면 5차전에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을 던졌다.
오른손 중지에 물집으로 인한 상처를 입은 지 6일 만에 복귀해 최고 시속 157㎞짜리 강속구를 던지며 6이닝 2피안타 무실점 역투를 펼친 것이다.
팀이 4-0으로 앞선 7회 마운드를 양현에게 넘길 때까지만 해도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8회 김재웅이 최정에게 2점 홈런, 9회 최원태가 대타 김강민에게 끝내기 3점 홈런을 맞고 4-5로 패하고 말았다.
안우진은 "솔직히 호텔 들어가서도 믿기지 않고 얼떨떨했다"면서 "룸메이트인 (김)재웅이 형과도 야구 나오는 TV 채널은 아예 틀지 않았다"고 했다.
결과는 아쉬워도, 키움 선수 가운데 누구도 마무리 최원태를 원망하지 않는다.
안우진은 "당연히 원태 형도 엄청나게 부담감을 느끼고 있을 거다. 당연히 힘들 거다. 원태 형 잘못도 아니고, 지금까지 던져준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응원했다.
한 판만 더 지면 이번 시즌의 문을 닫는 키움은 6차전에 안우진까지 불펜에 대기한다.
안우진은 "도움이 된다면 나가고 싶다. 짧은 이닝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