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치욕스러운 18연패…위기관리 실패가 화 키웠다
최악의 위기서 경험 적은 최원호 대행에게 지휘봉 맡긴 한화
상식 밖 '1군 10명 엔트리 제외' 지시도 막지 못해
(대전=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화 이글스의 치욕스러운 18연패 책임은 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한 구단 수뇌부와 그룹 최종 결정권자에게 있다.
한화는 18연패를 당하는 동안 이해하기 힘든 선택과 판단을 반복했고, 이는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 이후 35년 만의 18연패라는 믿기 힘든 결과로 나타났다.
한화의 첫 번째 실책은 한용덕 전 감독 사퇴 과정에서 나왔다.
한화는 한 시즌 구단 최다 연패 타이인 13연패를 기록한 6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코치 5명이 빠진 채 경기를 치렀다.
당시 한용덕 전 감독은 경기 당일 아침 측근 코치들에게 자택 대기할 것을 지시했는데, 한화 구단은 한 전 감독의 행동에 이렇다 할 조처를 하지 못하고 주요 코치 없이 경기를 치르는 촌극을 초래했다.
팀 분위기가 최악으로 치달을 때까지 구단은 이렇다 할 손을 쓰지 못했다.
한화 구단의 두 번째 실책은 한 전 감독 경질 직후에 나왔다.
위기 상황에선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 경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한데, 2011년과 2012년 LG 트윈스에서 2군 재활 코치와 2군 투수 코치를 지낸 게 전부인 최원호 2군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단 한 번도 프로야구 1군 경험이 없는 최원호 감독 대행은 한화 1군의 현 상태를 파악하지 못했다.
팀 분위기를 쇄신한다는 안일한 생각에 1군 선수 10명을 한꺼번에 2군으로 내려보내고 신인급 10명의 선수로 1군을 채웠다.
프로야구 역대 최다 연패 기록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연패를 끊을 생각 없이 선수단 육성에만 초점을 맞춘 분위기였다.
2군에 내려간 선수 중엔 말소 직전 3경기에서 홈런 2개를 몰아친 최진행도 포함돼 있었다.
구단은 최원호 감독 대행의 판단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
최 대행은 지휘봉을 잡고 첫 경기를 치른 뒤에야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했다.
한화 구단의 실책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연패를 끊기 위해선 극단적인 총력전이 필요한데도 현장에 이렇다 할 지시를 내리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한화는 씻기 힘든 큰 상처를 입었다. 최원호 대행도 준비 없이 1군 지휘봉을 잡았다가 지도자 경력에 큰 흠집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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