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뭘 해주실 거죠?" NC 박민우, 구창모에게 '직격 인터뷰'
구창모는 "소고기 사겠다"고 화답
(창원=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새 에이스 구창모(23)의 인터뷰가 한창이던 3일 경남 창원NC파크 인터뷰실에 낯선 사람이 들어왔다.
기자처럼 수첩과 볼펜을 들고 인터뷰실 맨 뒷자리에 자리를 잡은 이 사람은 다름 아닌 NC 의 내야수 박민우(27)였다.
박민우는 '일일 기자'로 변신한 듯, 구창모에게 질문을 던졌다.
"박민우가 구창모 선수의 3승을 다 이끌어줬다는데, 뭘 해주실 건가요?"
구창모는 진땀을 빼더니 "소고기 한 번 사겠다"고 약속했다.
선수가 기자석에 앉아서 다른 선수에게 질문하는 광경은 흔하지 않다. 두 선수의 친분이 워낙 두텁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사실 구창모는 박민우가 인터뷰실에 들어오기 전에도 박민우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제가 던질 때 민우 형이 공격 아니면 수비에서 꼭 뭘 했다. 민우 형이 저의 3승을 다 해준 것"이라고 먼저 기자들에게 설명한 것이다.
구창모는 올 시즌 5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사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고 4승을 올렸다. 평균자책점은 0.51로 KBO리그에서 가장 낮다.
박민우는 실제로 구창모가 승리한 4경기 중 3경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달 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결승타 등 3안타를 때렸고, 14일 kt wiz전에서도 3안타로 활약했다. 26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31일 삼성전에서는 1회 선두타자 홈런으로 초반 승기를 가져다줬다.
박민우는 팀의 에이스로 성장한 구창모의 팀 내 달라진 위상을 전해주려는 듯 "선수들이 요즘 구창모 선수에게 말을 못 걸겠다고 하는데요"라는 날카로운 질문도 했다.
그러자 구창모는 "다 좋으신데, 민우 선수가 놀린다. 너무 예민한 질문을 하신다"라며 난처해했다.
박민우의 송곳 질문은 계속 이어졌다.
KBO리그 5월 월간 최우수선수(MVP) 후보에 올라 있는 구창모에게 "MVP를 타시면 뭘 하실 거죠?"라고 물었다.
구창모는 "바로 민우 형 소고기를 산다"며 "팀에는 피자로 한턱 쏘려고 한다"며 웃었다. 상금은 그대로 부모님께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인터뷰가 마무리될 즈음, 이번에는 박민우가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구창모가 선발로 나간 경기에서 일부러 더 열심히 하는 것인가"라는 물음에 박민우는 "그럼요. 창모가 나가면 더 열심히 한다. 창모를 위해"라며 구창모를 향한 애정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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