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깎으면 임금 줄 돈이 없다…잉글랜드 축구 하부리그 무너지나
2∼4부 구단들, PFA에 임금 삭감 동의 요청…삭감 없으면 4월 임금 못줄 상황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축구 종가' 잉글랜드 프로축구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영국 신문 '더 텔레그래프'는 12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로축구 2~4부 리그인 풋볼리그(EFL) 구단들이 최근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에 임금 삭감에 동의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EFL 구단 중 상당수는 선수들이 임금 삭감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당장 4월 임금을 줄 돈이 없는 상황이다.
재정 위기를 겪는 구단은 3~4부 리그인 리그원, 리그투에 집중돼있다.
지난 몇 주간의 협상에서 이들 하부 리그 구단들은 선수 연봉의 50% 삭감을 주장했고, PFA는 완강하게 거부해왔다.
현재로서는 협상이 타결돼도 연봉 삭감 폭은 30% 정도에 그칠 전망이며, 리그원·리그투 구단들은 이는 재정 부담을 더는 데 턱없이 부족한 수치라고 판단하고 있다.
리그원의 경우 연봉을 30% 삭감해 당장의 위기를 넘긴다 해도 9월이면 총 4천만 파운드(약 600억원)의 적자를 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기에 몰린 건 구단들뿐 아니라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연봉 삭감이 이뤄지든 안 이뤄지든, 올여름 계약이 끝나는 1천명의 선수가 계약 연장에 실패하고 사실상 해고될 것으로 보인다.
계약 기간이 남은 선수들도 다시 임금 삭감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4개 프로 리그 중 하부 리그이자 아마추어·세미프로 리그의 바로 상단에 위치한 리그원과 리그투는 잉글랜드 축구 승강 시스템의 중추 역할을 한다.
이들 리그가 무너진다는 건 잉글랜드 축구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리그원·리그투에서 활동하는 한 에이전트는 더 텔레그래프에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 걱정된다"면서 "선수들이 나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으나, 나는 어떤 대답도 해 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