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구르기 하며 라커룸에 들어온 kt 쿠에바스 "격리 해제 기뻐"
kt 외국인 선수 3명, 7일 격리 해제…밝은 표정으로 훈련 합류
(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주간의 격리를 마치고 야구장에 나온 프로야구 kt wiz 외국인 선수들은 한결같이 밝은 표정이었다.
외야수 멜 로하스 주니어(30·도미니카 공화국)와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30·베네수엘라),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쿠바)는 7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팀 훈련에 참여해 웃음기를 잔뜩 머금고 국내 첫 훈련을 소화했다.
세 선수는 지난달 23일 입국했다. 당초 세 선수는 곧바로 팀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문제를 우려한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권고에 따라 숙소에서 2주간 격리 생활을 해야 했다.
지루한 시간이었다. 이들은 구단이 제공한 덤벨, 스포츠 밴드 등을 이용해 숙소에서 근력운동 등을 했지만, 몸 상태를 유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유산소 운동을 하지 못해 체력이 떨어졌고, 근육량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데스파이네는 "불규칙한 훈련으로 인해 몸무게가 7㎏ 정도 빠졌다"고 말했다.
여가를 보내는 것도 힘들었다. 로하스는 콘솔 게임과 요리를 하며 시간을 보냈고, 쿠에바스는 영화 등을 시청하며 팀 훈련 합류를 손꼽아 기다렸다.
쿠에바스는 '어떤 영화를 감명 깊게 봤나'는 질문에 "너무 많은 영화를 시청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2주의 시간을 보내고 바깥 공기를 쐰 이들은 행복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평소 활발한 성격으로 유명한 쿠에바스는 이날 클럽하우스에 처음 들어가면서 앞구르기를 해 동료선수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쿠에바스는 "동료선수들이 그동안 잘 살아있었냐며 농담을 건네더라"라며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세 선수는 2주간의 격리 생활은 힘들었지만, 야구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데스파이네는 "미국에선 훈련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며 "미국에 있는 친한 선수들은 청백전 등을 하는 한국 상황에 관해 부러워하더라"라고 말했다.
로하스는 "입국 당시 공항에서 격리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하게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코로나19를 관리하는 한국 시스템이 뛰어나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이들은 다시 몸만들기에 돌입했다. 이날 야수인 로하스는 근력 운동과 캐치볼, 배팅 훈련으로 첫 훈련을 시작했다.
투수 쿠에바스와 데스파이네는 러닝 훈련 등으로 그동안 하지 못했던 하체 근력 강화에 집중했다.
실전 투구를 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kt 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는 21일 혹은 22일, 데스파이네는 23일 정도에 공을 던지기 시작할 것 같다"며 "선발 투수로 실전 경기에 나서기까지는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만약 5월 초에 개막하면 두 선수가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말에 입국한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도 입국 순서대로 격리에서 해제돼 팀 훈련에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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