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욱 "허리 괜찮아요…아파도 챔프전은 뛰어야죠"
2년전 챔프전 못 뛴 '아픈 기억'…책임감으로 봄 배구 '도전장'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다시 아파도,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무조건 뛰어야죠."
세터 노재욱(28)이 '우리카드 동료들과 함께할 챔프전'을 생각하며 허리 통증을 다스린다.
5일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 훈련장인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만난 노재욱은 "허리 통증이 많이 줄었다. 지금은 공은 만지지 않고 재활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지만, 일정이 다시 나오면 실전 훈련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도 "노재욱에게 지금은 무리하지 말라고 했다. 챔프전 출전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팀을 잘 이끈 노재욱이 이번 시즌 마무리까지 잘 해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노재욱은 허리 통증 탓에 2월 16일 우리카드전부터 2월 23일 KB손해보험전까지, 3경기 연속 결장했다.
이 사이 후배 하승우가 노재욱을 대신해 팀 공격을 조율했다.
노재욱은 "승우는 원래 재능 있는 선수다. 승우가 경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런 시도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후배지만 배울 게 있는 선수다"라고 평했다.
하승우가 기대 이상으로 활약했지만, 노재욱의 경험이 필요한 때가 있었다.
2월 27일 현대캐피탈전에서 노재욱은 4세트 중반부터 출전해 5세트에도 코트를 지켰다.
우리카드는 현대캐피탈을 세트 스코어 3-2로 눌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협에 V리그는 3월 3일부터 정규리그를 중단했다.
리그 중단은 아쉽지만, 노재욱은 회복할 시간을 벌었다.
우리카드가 남자부 1위를 유지한 채, 휴식기에 돌입한 것도 노재욱에게 힘을 준다.
노재욱은 "정규리그 1위를 할 기회가 왔다. 언제 리그를 재개할지 알 수 없지만, 남은 정규리그 4경기를 잘 마쳐서 챔프전에 직행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카드는 한 번도 챔프전에 진출한 적이 없다. 지난 시즌 3위로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현대캐피탈에 패했다.
노재욱은 우승 경험이 있다. 그는 2016-2017시즌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고 우승컵을 들었다.
노재욱은 "현대캐피탈에서는 문성민·신영석 선배 등 이미 최고의 자리에 오른 선배들과 함께 뛰었다. 나는 우승할 때도 한 게 없었다"고 몸을 낮췄다.
우리카드에서 노재욱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그는 "지금도 윤봉우·하현용 선배 등 경험 많은 선배들에게 많이 의지한다"고 말하면서도 "우리카드에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나경복, 황경민 등 후배들이 엄청나게 성장했다. 후배들과 챔프전을 치르면 느낌이 또 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지난 시즌보다 우리카드 후배들 개개인의 기량이 상승했다. 나도 아직 어리지만, 우리카드에서는 후배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심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책임감과 과거 아픈 기억이 노재욱에게 "아파도 뛰어야 한다"는 생각을 심었다.
노재욱은 2017-2018시즌 현대캐피탈 주전 세터로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고도, 허리 디스크가 재발해 챔프전에서 뛰지 못한 아픈 기억이 있다.
당시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에 패해 통합우승 달성에 실패했다.
그는 "그때는 정말 뛰지 못하는 게 더 힘들었다. 잘 준비해서 최대한 좋은 몸 상태로 봄 배구를 하겠다. 혹시 아프더라도, 꼭 뛰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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